José González – Down The Line

너무나도 오랜만에 만난 나에게 그녀는 인사 대신, 안 보던 새에 목소리에 울림이 많이 줄어들었네요, 라고 말을 건넸고 나는 그 물음을 대비해 어제 새벽까지 잠을 설쳐가며 준비해 놓았던 대답을 막 꺼내려다가 대신에 여기 커피가 맛있더라구, 라고만 말하고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나 창 밖에는 고개를 부러 돌려 볼만한 의미있는 무엇인가라고는 눈을 씻고서라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 나를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이 갑작스런 고개돌림이 소극적인 회피의 몸짓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물며 그녀에게는 어땠을까. 그러나 그냥 모든게 갑자기 너무도 귀찮게 느껴졌다. 또 다시 허무의 비늘이 나를 감싸는 시간이 돌아온걸지도,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입 밖에는 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쓰고 뜨거운 커피를 호호, 불지도 않으며 입 안으로 연신 삼켜댔다. 그렇게 잠을 설쳐가며 하고 싶은 말을 준비하도록 만들었던 차가운 열병은 뜨거운 커피에 의해 아주 빨리 사그러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의 눈을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by bluexmas | 2008/06/15 15:43 |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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