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of Tentative Happy Ending

. 지난 몇 년간 자기 뒤를 봐주던 어린 호랑이가 숲을 떠나자 늙은 토끼는 자기가 그 자리를 맡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말을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니, 그건 지난 몇 년간 그가 숲에서 어떻게 행동해왔는지를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그는 굉장히 두꺼운 낯가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모든 회의를 무시하면서 호랑이 행세를 했지만, 그것도 반 년동안 아팠던 사자가 돌아온 다음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자의든 타의든, 그는 오늘 괴나리 봇짐을 싸서 생존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남쪽 숲으로 떠났고, 나는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의 숲 모퉁이에 숨어서 울다가 또 웃다가를 반복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가 나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만 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를 이렇게까지 미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나의 앞에서, 그리고 나의 매니저 앞에서 그야말로 아들뻘인 나에 대해 거짓말을 했으니, 그는 단숨에 내가 죽을 때까지 미워할 인간의 목록 2위에 Hot Shot Debut를 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 뒤로 지금까지, 아침마다 나는 일어나서 이를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겠지만, 언젠가는 지금 겪고 있는 이 모든 것, 꼭 갚아주겠노라고… 인간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이 세상에 비해 보았을 때 바람에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먼지보다도 한 없이 작은 이 존재가 그 미약한 힘을 써서 복수를 가하기 이전에 사람들의 상식 속에 전설처럼 존재해왔던 업(業)이 눈을 떠 세상에서 가장 바르지 못한 어떤 존재에 대해 응징을 가했으니, 나는 그저 뒷짐을 진채로 아무도 모르는 쓴 웃음을 짓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정말 아주 오랫만에 행복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야근을 마치고 난 뒤, JCT 바로 향하면서 누구든 눈에 띄면 술을 사겠노라고 마음먹었지만, 수요일 밤의 바에는 고민이라고는 눈을 씻고 또 씻어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by bluexmas | 2008/06/12 13:03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보리 at 2008/06/13 00:46 

아, 어제 그 바에 가서 앉아잇을 걸 그랬어요, bluexmas님이 사주는 술 마실 수 있었는데… ^^ 어쨌건 축하! 당분간 늙은 토끼같은 건 인생에서 없기 바래요.

 Commented by blackout at 2008/06/13 02:22 

저도 회사에서 제가 참 미워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오래 버티다보니 알아서 사라져주던데요…(물론 승진해서 간거긴하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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