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derwick Chronicles(2008)-생각보다 소박한 판타지

생각해보면 이런 판타지 영화는 좋아하지만 해리 포터류는 즐겨보지 않는 것을 보면, 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종류보다는 주인공은 평범한데 그 밖의 다른 등장요소(인물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경우 대부분 뭐 괴물이나 요정 같은 것들이 나오기 때문이죠, 사람이 아니고)들이 판타지에 걸맞는 요소를 가진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종류의 판타지 영화도 사실 주인공이 보통 이상은 되어야 그/그녀를 둘러싼 말도 안 되는 각종 요정 및 괴물들과 손을 잡거나 물리쳐서 영화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겠지만… 어쨌거나 이렇게 주인공이 해리 포터류가 아닌 종류는 주인공이 가진 능력이 비교적 평범해서 그런지 영화 자체의 규모도 그런 것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지지 않는가, 라는 일반화하기에 약간 헛점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제 막 개봉한 Spiderwick Chronicle 역시 영화의 규모 자체가 그렇게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줄거리 역시 비교적 간단합니다. 부모가 갈라섰다는 사실을 모른 채 활기찬 맨하탄에서 어딘지로 모를 뉴욕 주 시골로 엄마를 따라 이사하게 된 Jared Grace(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Freddie Highmore 분. 극에서 쌍둥이로 설정되어 Simon의 역도 함께 맡았습니다. 참고로 흰 곰(며칠 전에 유튜브에서 그 순박하고 착한 것처럼 보이는 흰 곰이 2톤도 넘는 바다코끼리한테 맞장 떠서 뜯어먹는 동영상이 돌았었는데 보신 분 있나요? 이 동네에선 다들 열광했다고…)들이 미친듯이 많이 나와 좋아했던 Golden Compass에서 주인공 Lyra의 Deamon, Pantalaimon의 목소리 역시 그의 것이었습니다)는 엄마 쪽의 먼 친척이 살았던 반쯤 버려진 낡은 집에서 증조 내지는 고조 외삼촌 할아버지뻘인 Spiderwick의 책(요정 세계의 비밀이 담긴…)을 발견하게 되는데, 절대 읽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책을 여는 사고를 치게 되고, 제 손으로 뿌린 사고의 씨를 거두기 위해 생고생을 하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인공은 당돌하고 똘똘한 구석은 있지만 판타지에 걸맞는 능력은 전혀 없고, 그 부분은 그가 찾아서 읽게 되는 책에서 설명되고 있는 온갖 요정들이 맡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요정들의 시각적인 설정이 원작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설정된 것인지, 아니면 영화를 만들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등장 요정들은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그 이유인 즉슨, 생각보다도 영화의 줄거리 자체에 별로 긴장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뭐 가족을 해체시켜 인적 드문 동네로 이주시키기 위해서 이혼카드(뭐 원작이 그러하겠지만서도)를 쓰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그에 관련된 주변 상황을 설명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기 때문에 쌍둥이 형제마저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그에게 부모가 이혼하게 된 상황이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려 하는 설정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줄거리가 개연성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Spiderwick의 책에 대한 집착- 역시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짜증을 느낄 지경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줄거리의 결함을 벌충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종류도 아닌 요정친구들은 나쁜 놈, 좋은 놈 가릴 것 없이 동분서주하며 영화 속을 누비고 다니고, 덕분에 영화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나 영화의 갈등 해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콧구멍 네 개 달린 돼지요정 Hogsqueal의 목소리 연기는, 작년에 배우로서도, 그리고 작가로서도 상한가를 친 Seth Rogen이 맡아 웃겨주었고, 나쁜 요정의 두목 Mulgarath는 Nick Nolte가 맡았습니다.

정말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좀 심심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작년 말에 개봉했던 Golden Compass와 더불어 뭐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은 들지 않더라도 또 그렇게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그대부분이 시각적인 것 때문이기는 하지만, 뭐 그것도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니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Freddie Highmore를 좋아하시는 여자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쌍둥이 역을 맡아 두 배로 많이 나오니 꼭 보러가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참, 그 이 아무개 인수위원장의 영어 교육에 관한 철학에 비춰본다면 ‘판’타지가 아니라 ‘환’타지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요? 사실 f는 ‘ㅍ’도 ‘ㅎ’도 아니라서 둘 다 그냥 그렇던데… 아니면 좀 더 원어(내지는 미국) 발음에 맞게 ‘홴타지’ 라고 써야 되나? 군사정권시절에 지방 학교에서 puppy를 ‘푸피’라고 발음하는 영어 선생님들한테 영어를 배운 저로는 뭐가 맞는지 영 알수가…

 by bluexmas | 2008/02/16 14:44 | Movi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8/02/16 23:06 

발음에 대해서 제생각은 ㅎㅍ을 병기 해야할것같은데요^^

그게 더 알아보기 쉬울것같습니다.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8/02/17 13:53 

인수위원장님의 발음을 옳게 받아적는 방법부터 공부해야할 것 같습니다. 오뤤지인지 오린지인지 오륀지인지 하는 혼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요. 인수위원장의 멋진 발음을 받아적을 때 홴타지라고 써야할지 홴태지라고 써야할지 홰앤태지라고 써야할지…

 Commented by 모조 at 2008/02/17 15:43  

그러고 보면 일본도 대단해요 -_-

영어권 사람이 일본가면 (일본식)영어 다시 배워야 한다고들..

가끔 한국사람들이 이케아냐 아이키아냐 하고 싸우는 거보면 짜증나요…뭔들 어떻다고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2/19 13:52 

사바욘님: 뭘 해도 인수위원장님께서 알아서 하시라고 해야…식견이 짧은 평민들이 뭘 알겠습니까-_-;;;

intermezzo님: 인수위원장님을 ‘후렌드’로 만들면 한층 쉬울지도 몰라요. 근데 ‘프렌드’ 일까요? 아님’ 후렌드’, 그것도 아니면’ 후뤤드?’

헛갈려요…

모조님: 미국에서는 아이키아라고 하죠…회사 바로 근처에 매장이 있어요. 그럴땐 싸우지 말고 인수위원장님께 물어보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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