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 팔 분 전이니 오늘도 일찍 자기는 글렀네요. 사실 특별한 뭔가를 한 것도 아닌데… 들어와서 저녁 차려 먹고, 아주 잠깐 텔레비젼 보다가 아직도 여행 전의 상태로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 부엌을 청소하고 2주에 한 번씩 들어오는 월급과 다가오는 15일을 맞이해서 각종 공과금 정리 및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푼돈 정리 및 이동, 그리고 메일 몇 통, 새벽 한 시.

사실 내일은 절대 회사에 늦으면 안되거든요. 오늘 너무 늦어서… 그동안 참으로 멀쩡하게 평화로왔는데, 교통지옥을 관장하는 악마가 평화에 질려버린 듯, 고속도로에 여러 건수의 사고를 풀어 놓아서 두 시간 십 분이라는 참으로 기록스럽게도 기록다운 기록을 세워 회사에 출근하는 만행을 저질렀거든요. 출발시간 오전 여덟시, 도착 오전 열 시 십 분… 가는 동안 너무 배가 고파져서 도시락을 먹을까도 심각하게 고민했고, 허겁지겁 자리에 앉으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라구요. 장담하건데 오늘 밤엔 운전하는 꿈을 꿀거에요. 뭐 다람쥐 쳇바퀴를 차로 돌고 또 도는 지옥이랄지, 150킬로미터로 달리다가 타이어가 터져서 차 밖으로 나가 자빠지는 꿈이랄지, 완전히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자연의 부름’을 받고 난감해하는 꿈도 좋고… 저 모든게 한꺼번에 일어나는 꿈이라면 정말 환상이겠네요. 완전히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자연의 부름’을 받고 인간 본래의 존엄성을 흐릴만한 단계에까지 갔다가 기적적으로 풀린 체증을 뚫고 150킬로미터로 부름에 응하기 위해 달리는 와중에 타이어가 터져서 차 밖으로 나가 자빠져 세상을 하직, 성질 더러워 많은 사람의 신경을 거슬린 죄로 지옥에 가서 다람쥐 쳇바퀴를 차로 돌고 또 도는, 그런 꿈.

쳇,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군요.

 by bluexmas | 2008/01/11 15:02 | Lif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j at 2008/01/11 16:03  

위로가 될 지 모르지만, 오늘 폭설이 내려서 출근하는데 세시간 반 걸린 1인 여기 있습니다 -_- 강원도로 출근해서 곤도락티켓 끊어서 정상에 가서 핫초코 마시고도 스키타기 전에 10분이 남을 시간이라니까요

일이 힘든게 아니라 출근이 힘들어요 흑…

(동병상련에 그만 제가 하소연을 하고 간다는 >.<)

 Commented by windwish at 2008/01/11 17:46 

저는 그래서 지하철이 좋아요. 약속을 지켜주는 지하철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괜히 있는게 아니더라는..^^;; 근데 일을 그만두고 나니 이제 그 지긋지긋했던 출근길도 그리워지네요..

 Commented at 2008/01/12 04: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1/12 14:17 

j님: 기록적인 출근시간을 울면서 노래하신 분들이 제 주변에도 참 많네요. 저 역시 두 시간이면 토요일 오후에 와인 마시면서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쫙 만들어 먹을 시간인데…뭐 곧 또 좋은 날도 있겠죠. 아직 올해도 삼백 오십 몇 일 남았는데.

windwish님: 저도 지하철이 좋긴한데, 씻는 걸 싫어하는 분들과 함께하면 너무 괴로와서… 그나저나 회사를 그만두시다니,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아무쪼록 좋은 일이면 좋겠어요. 뭐 복권 당첨으로 떼부자되어 조기 은퇴를 하셨다거나…^^

비공개님: 저는 서울 갔을때 비행기 안에서 ‘쿠키 굽고 오븐 안 꺼서 돌아와보면 집이 홀랑 다 타 있는거 아냐?’ 라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_-;;; 단지에 들어서서 멀쩡한 집이 보이는데 눈물이 다 낫다니까요T_T

저도 그런 생각 많이 하는데 그거 상당부분 유전이거든요. 어머니한테 한 번 여쭤보세요. 저는 엄마랑 똑같아요.

 Commented at 2008/01/16 09: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1/16 14:00 

타이어 갈 때를 넘기셨나봐요. 그런 일 겪으셨는지 몰랐는데 무서우셨겠요. 저는 이런저런 칼질로 손 잘라 먹은 일이 꽤 많아서 자주 그런 생각을 하죠. 그러나 운전은 필요악이니 어쩔 수 없이 극복하고 해야되는 것 같아요.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