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bs Diet: 뻔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는 다이어트 지침서(1)-음식편

시간 날 때마다 서점에서 틈틈이 들춰보았던 다이어트 관련 책들 가운데 그래도 가장 말이 된다고 생각해서 샀던 녀석이 바로 이 책 The Abs Diet입니다. 이 책을 2월인가에 사서 속는셈치고 따라한 것이 벌써 열 달 째인데, 효과가 있다, 없다를 논하기 이전에 정보전달차원에서 포스팅이나 남겨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이어트의 개인사

언제나 원인을 모르는 비만이었습니다. 그래도 은총을 받았는지 한 번도 세 자리(키는 175cm)는 기록해보지 않았고 현역으로 국방의 의무마저 수행했지만, 언제나 불편하게 살았던 기억밖에는 없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운동(주로 달리기)와 식사조절로 20kg정도를 뺐는데 3년 정도에 걸쳐 몸무게가 원래대로 돌아왔고, 미국에 유학와서 온갖 악한 음식들을 먹어 건강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3년 반 전 다시 감량에 재 도전, 1년 정도에 걸쳐 25kg을 다시 뺐고 현재는 거기에서 5kg정도 늘은 상태를 2년 반 정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주받은 체질이라 주말에 조금만 많이 먹어도 바로 찌는 편입니다(저를 옛날에는 몰랐던 사람들은 다들 아니 그렇게 말랐는데 왜 먹는데 그렇게 신경을 쓰냐고…남의 속도 모르고 그러는 것이겠죠).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해오던 운동이나 식이요법이 조금은 벽에 부딫쳤다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취한 선택이었습니다. 원래 사람의 몸이라는게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그런 것인지, 하나의 운동방법이나 식이요법으로 1년 이상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때는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조금은 다른 방법을 써 봐야겠다고 생각했단 것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반부는 음식, 후반부는 운동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고, 돈을 벌기 위해 그 두 부분의 관련 내용을 더 자세하게 담은 책들이 벌써 여러권 발간되었습니다(하지만 더 이상의 도움이 되는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서점마다 넘쳐나는 다른 다이어트 관련 책들보다 그래도 설득력이 있어서 사봐야겠다고까지 마음먹게 한 이유는, 실려있는 내용이 대부분 상식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또 그렇게 새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체중과다의 주된 원인으로 짚고 있는 지나친 지방(특히 Trans Fat), 탄수화물, 당분 등의 섭취과 상관없는 식사습관을 가진 분이라면 사실 살이 억울하게 찔 이유도 별로 없고 그러므로 이 책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심심풀이라도 한 번쯤은 읽어볼만 합니다. 뭐 상식과 과학에 기대어 이런저런 얘기를 주절주절 잘도 늘어놓고 있지만, 요점은 ‘Powerfood 12’라고 일컫는 열 두가지 식품군의 소개입니다.

Powerfood 12

혹시 이 용어가 웬지 낯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한 번 정도 Men’s Health를 읽어보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이 책의 지은이는 바로 그 잡지의 편집장 David Zinczenko로서, 그 사진 역시 어릴때 체중과다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이 Powerfood 12는 저 잡지 Men’s Health에서 말도 안되는 여자 후리는 법 외의 내용을 담은 기사를 쓸 때 늘 우려먹는 소재로서, 알고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열 두가지의 식품군입니다.

1. 아몬드와 기타 견과류: 아시겠지만 땅콩은 콩과에 속하므로 견과류가 아닙니다. 온갖 식품영양학적 미사여구들이 동원되지만, 결론은 소금이나 설탕으로 가공되지 않는 생 견과류를 하루 두 어번 한 주먹 정도 간식으로 먹으면 좋다는 것입니다(왜 좋은지까지 쓰면 너무 글이 길어질 것 같으므로 과감히 생략하겠습니다).

2. 콩류: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콩밥을 많이 먹으니까…

3. 시금치를 비롯한 녹황색채소: 역시 너무 뻔한 얘기입니다. 그러나 제 주위에 야채를 안 먹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이게 뻔한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요즘입니다.

4. 유제품: 저지방 혹은 무지방 우유, 요거트, 치즈 등등… 사실 저지방 우유가 없을때도 우유 많이 마시고 잘만 살아서 저 역시도 유지방이 대체 얼마나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이지만, 뭐 우유 많이 마시라는 것도 그렇게 새로운 얘기는 아닌 것입니다.

5. 귀리(Oatmeal): 미국 수퍼마켓에는 오트밀만 천 가지가 넘지만, 그 가운데 995 종류는 먹으면 sugar rush가 올만큼의 설탕 함유량을 자랑합니다. 당연히 무가당 제품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6. 계란: 사실 뭐 노른자의 콜레스테롤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계란을 한 판씩 몇 달 먹지 않는 이상 괜찮다고…

7. 칠면조나 닭고기를 비롯한 기름기 적은 육류: 쇠고기를 먹는게 문제가 아니라 쇠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게 문제겠죠. 뭐 우리나라의 식단이 원래 기름진 고기 위주가 아니므로 거기에 충실하신 분이라면 별 문제 없을 듯… 하지만 미국에서는 당연히 문제입니다. 다들 일찍 죽으려고 경쟁적으로 고기를 먹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데 여념들이 없으셔서…

8. 땅콩버터: 설탕과 Trans Fat이 안 들어간 종류.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인데, 아몬드 버터가 더 좋다고 합니다(땅콩버터보다 아몬드버터가 훨씬 맛있습니다. 문제는 비싸서…)

9. 올리브 기름: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많이 대중화 된 것으로…

10. 통곡식류: 현미나 통밀가루로 만든 빵 등등…

11. 단백질 가루: Protein Powder. 어떤 분들은 두부와 같이 콩으로 만든 음식의 단백질을 생각하실텐데, 근육 운동을 할때 지방을 더 효과적으로 태우기 위해 먹는 단백질 가루는 사실 우유에서 분리된 Whey Protein입니다. 예를 들어 우유를 어느 온도까지 끓이다가 식초를 섞으면 우유가 덩어리 Curd와 물 Whey로 분리되는데, 이때 나오는 Whey가 바로 지방 연소에 효과가 있는 단백질의 원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콩단백질은 효과가 없다고…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책들에서는 단백질 가루를 구하기 어려우면 탈지분유를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뭐 단백질 가루의 효능에 대해서도 깊이 들어가면 학창시절 체육이론 시간에나 배웠던 아미노산을 비롯한 졸음 오는 내용이 넘쳐나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12. 딸기류: 산딸기나 블루베리, 딸기 등등이 항산화제나 비타민 C의 공급원으로 좋다고 하는군요.

사실 어떻게 보면 거창해도 보이는 목록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새로운 것이 없기 때문에, 저 재료들 위주로 식사를 해결하실 분들이라면 재료들을 융통성 있게 조합해서 그럭저럭 먹을만한 무엇인가를 만든 후 지나치게 배부르지 않을 정도로 드시면 됩니다. 저 역시 책을 보기 이전까지 먹던 음식 및 그 재료들이 저 목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럭저럭 저 범위 안에서 무엇인가 끊임없이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튀긴 음식을 좋아하시거나,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이라면 저 목록이 그다지 낯익지 않으실 것이고, 혹시라도 변화를 원하신다 해도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 그리고 고통을 감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간식(주로 바나나, 아몬드, 요거트 등등을 먹습니다) 포함 하루에 다섯끼를 먹고, 현미나 통밀빵 위주의 저 탄수화물, 고 단백질 위주의 음식에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한 시간 반 내지는 두 시간 정도의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이 혼합된 운동을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말도 안되는 음식도 그냥 먹으며 술도 그때 마십니다. 거기에 남의 나라에 살고 원래 사회생활에 아주 큰 관심이 없는 편이라 밖에서 술을 마시거나 폭식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글 올리는 김에 같이 올리는 ‘모범’ 식단은 이렇습니다.

아침(07:00): Peanut Butter & Jelly Sandwich(with Whole Wheat Bread), 바나나, Cottage Cheese, 우유와 단백질가루

간식(10:00): 바나나, 요거트, 혹은 생 아몬드 한 주먹(20개 정도? 요즘은 임플란트 때문에 딱딱한 걸 못 먹습니다).

점심(12:00): 현미밥, 닭 가슴살 등등의 단백질, 야채(샐러리, 브로컬리, 오이…등등).

점심 후 최소한 30분 이상의 산책, 돌아와서 후식으로 과일(사과 1개 정도)

간식(16:00): 역시 바나나, 요거트, 아몬드 등등(사람들이 원숭이냐고 놀리고, 저는 집에서 직접 바나나를 키워서 늘 바나나를 먹는다고 농담삼아 대꾸합니다).

여기에 운동하러 가기 직전에 단백질 가루와 요거트를 먹고, 저녁으로는 점심과 비슷한 메뉴로 집에서 먹거나, 운동을 한 날에는 그것보다 더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를 만들어서 집에 오는 길에 차에서 먹습니다.

역시 쓰고 나니 특별한게 없다는 느낌만 계속 드는데, 다음 글에는 이 책의 나머지 절반, 운동에 관한 내용을 요약, 제 개인경험과 혼합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by bluexmas | 2007/11/28 12:18 | Tast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카렌 at 2007/11/28 12:24 

옹 그 바디 포 라이프인가 여기에서 abs 이야기 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bluexmas님도 피나는 다이어트의 고통을 아시겠군요 ㅠ 다이어트 해본 남자분들은 여자들하고 이야기도 잘 통하더라고요 ㅠ

 Commented by aboutsth at 2007/11/28 12:28 

단백질 가루 근육키우는 백인 남자애들만 먹는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네요. 홀푸드가면 비타민이나 약종류가 있는 칸에 있길래 좀 껄끄럽던데, 괜찮은 거군요. 잘 읽고 갑니다 😀 다음내용도 기대할께요-

 Commented at 2007/11/28 13: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11/28 13: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onpanna at 2007/11/28 13:43 

아침에 아빠한테 다이어트 때문에 잔소리를 듣고 나와선지, 이번 포스팅은 특히 더 마음에 콕콕 박히네요. 전 겨울만되면 곰이 동면하듯 그저 이불속에서 또아리를 틀고 지내고 싶은 몹쓸병이 있거든요. 2탄 기대합니다. ^^

 Commented by HiME7519 at 2007/11/28 16:19 

여러가지 다이어트책을 보다보면 역시 다이어트에는 365일 식사조절과 꾸준한 운동만이 답이라는 거지만… 달콤한 음식이 살도 살이지만 건강에도 아좋다는걸 잘 알면서도 역시 의지가 약한 사람인지라 우울하거나 쓸쓸하거나 할떈 곧잘 유혹에 넘어가버리곤하죠..살은 뺴는것보다 유지하는게 더 힘든건데 2년넘게 꾸준히 관리하고계신다니 멋지시네요~

 Commented by poppy at 2007/11/28 20:01 

귀찮아서 안먹으면 자동 다이어트….

전 잘 안먹어요. 게을러서….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7/11/29 01:57 

공부를 10년 넘게 하고 있어도 미스테리에요…..

다이어트는 확실히 생활 습관을 바꾸고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최고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습니다만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에 옮기기는 무척 힘들죠.

체중 감량에 성공하시고 2년 넘게 유지하고 계신다니 멋지십니다!!

 Commented at 2007/11/29 09: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11/29 12:47 

카렌님: 피만 흘렸으면 행복했겠죠. 제가 뺀 몸무게가 총 50kg니까… 저도 Body for Life 같은 책들도 뒤적거려봤는데, 너무 복잡한 것 같더라구요.

absouth님: 반갑습니다^^ 저도 똑같이 생각해서 사실 먹지 않았거든요. 2편 올릴때 좀 더 자세하게 언급할 생각이니까 기대해주세요~

비공개 1님: 그래도 나아지셨다니 다행이에요. 저 같으면 여기에서 가라고 할 때까지는 들어갈 생각 안 할 것 같아요. 시간이 나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비공개 2님: 여자들 책도 있잖아요^^ 뭐 말이 많지만 요점은 바르고 규칙적인 식사와 지방을 연소하기 위한 근육운동, 이니까 별로 어려운 건 없겠죠. 같이 좋은 성과에 대해 토론이라고 하셔야겠어요^^

conpanna님: 여자들 아빠한테 다이어트 얘기 듣는 것만큼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을텐데…뭐 저도 어릴때는 너무 많이 들어서 참 괴로웠어요. 곰이 동면하듯 이불속에서 또아리를 튼다니 시작은 곰인데 잠은 뱀처럼 자나봐요^^

HiME7519님: 온갖 말도 안 되는 책도 더 많은데 문제는 살찐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겠죠. 단 음식이 나쁘다기보다 너무 달게 만들고 또 너무 많이 먹는게 문제겠죠.

poppy님: 안 먹어서 빼는 건 별로 효과가 없다고…그것보다 안 드시다가 또 예전에 올리신 것처럼 폭식하시는건 아니죠? 그거 너무 건강에 나쁠거에요.

현재진행형: 다이어트 공부를 10년 하셨나요? 다이어트 한다는건 결국 삶을 바꾸는 거라서 사실 어렵더라구요.

비공개 3님: 저랑 가장 친한 친구가 탬파 출신이에요. 여기에도 탬파에서 온 사람들 많죠…반갑고 종종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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