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폭식의 기록(1)

4일이나 논 덕분에 집에 쳐박혀서 몸무게가 늘도록 먹고 또 마셔댔습니다. 냉장고에는 다음 주 내내 불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의 음식이 가득 차 있고, 배는 빵빵합니다. 포스팅도 두 번에 나눠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목요일에 마신 와인은 사다 놓은지 좀 된, Firesteed라는 오레곤 피노 누와입니다. 사실 요즘은 아르헨티나, 칠레, 이탈리아 등등의 제 3국들로만 떠돌고 있어서 피노 누와는 사정권 밖에 있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다른 품종보다 비싸서 최근에는 거의 산 적이 없습니다. 어쨌든 이 와인의 맛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Heirloom Tomato를 넣은 짝퉁 Panzanella Salad. 먹다 남은 빵조각과 Balsamic Vinegar로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제가 만든 건 족보의 정통성과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종종 먹지만 한 번도 직접 만들어 본 적은 없는 Macaroni & Cheese. 삶은 마카로니를 한 겹 깔고 밀가루와 버터, 우유로 만든 Bechamel Sauce와  체다치즈를 얹은 후 또 마카로니와 베샤멜 소스, 치즈를 한 겹 더 얹은 다음 빵가루를 뿌려서 화씨 350에서 40분 정도 굽습니다. 저는 빵가루를 사 놓지 않고 언제나 먹던 식빵을 약간 탈 때까지 구워서 손으로 부숴 씁니다.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Roast Chicken. 로즈마리와 타임을 섞은 버터를 닭 껍데기와 고기 사이에 바르고 소금과 후추를 넉넉히 뿌린 후 화씨 425도에서 한 시간 구웠는데, 기대와는 달리 껍데기가 그렇게 바삭거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엔 500도 정도에서 20분 정도 구워 껍데기를 익힌 다음 온도를 낮춰 속을 익혀야 될 것 같습니다. 언제가 미국의 닭고기를 먹으면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의 닭보다 육질이 너무 퍼석거리는 것 같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동안 이것저것 너무 많이 집어 먹어서 닭이 다 구워진 다음에는 별 식욕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먹고 살은 발라 냉장고에 넣고 남은 뼈로는 육수를 만들었습니다.

생 크랜베리로 소스를 만들었는데 과일 자체의 높은 펙틴 함유량으로 인해 젤리로 탈바꿈했습니다.

 by bluexmas | 2007/11/26 09:23 | Taste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7/11/26 10:45 

풍요로운 추수감사절이었네요. ^^

저는 집주인이 나눠준 칠면조로 대충 때웠습니다. 어쩐지 게으름병이 도져서요…. ^^

 Commented at 2007/11/26 11: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HiME7519 at 2007/11/26 12:59 

뭐 이정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7/11/26 13:03 

우옹, 맛있겠습니다~~~ @.@

아파서 뭐 사러 나갈 기운도 없는데 집에 먹을 게 없어서 ㅠ.ㅠ 냉장고 구석의 두부를 찾아 일본된장국을 끓였는데 너무 싱거워서 남겼어요. 오후엔 이러다 (굶어) 죽겠다싶어 다시 찬장을 뒤져 짜파게티 하나 끓여먹고 푹 잤더니(옆집이 외출했었기에 가능한 일) 좀 낫네요. 집에다 아직 살아있다고 전화했더니 아픈 김에 짐싸서 귀국하라는데 데리러 안와서 안간다고 했습니다 ^^;; 닭고기 저도 좀 주세요~

 Commented by HiME7519 at 2007/11/26 13:03 

뭐 이정도로 폭식이라고 하실것까지요~ 추수감사절이라는 의미답게 풍성하고 가정의 냄새가 물씬풍겨서 보기너무 좋네요..

 Commented by HiME7519 at 2007/11/26 13:04 

아~ 링크 추가해도 돼나요?

 Commented by 샤인 at 2007/11/26 23:08 

배고픈상태에서 사진을 본 저로썬 저 닭을 보는순간 날개를 툭 뜯어쥐고싶었다는 ㅎㅎ 다 넘 맛나보여요~ 특히 샐러드!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11/27 12:59 

현재진행형님: 저는 집주인이 저인 관계로 칠면조 나눠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자급자족한답니다. 저는 게을러지면 결국 먹을게 없어지고 그럼 기분이 비참해져서 이런때일수록 더 열심히 뭔가 하려고 노력해요.

비공개님: 혹시 교수님한테라도 초대받으셨나요? 저는 이런 때는 초대하는 사람도 없지만, 잘 응하지도 않아요. 그냥 편하게 먹고 쉬려구요. 브뤼셀 스프라우트는 저도 이번에 처음 사 봤는데, 양배추와 그 사촌들은 유황인가가 있어서 냄새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5분 정도 삶아서 바로 얼음물에 담궜는데 그럭저럭 먹을만은 했어요. 냄새가 거슬리신다면 4등분 해서 아주 뜨거운 팬에 올리브 기름으로 살짝 볶아서 balsamic vinegar를 뿌려 드시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intermezzo님: 미소보다 우리나라 된장이 훨 나을텐데, 없었나보네요. 아프시다니 안타까워요. 닭고기는 상할텐데 뭐라도 좀 보내드려야 될까요…?

HiME7519님: 뭐 저는 솔직히 추수감사절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요. 그냥 노니까 좋은거죠. 그리고 가정의 냄새가 물씬 풍길지도 모르긴 하는데 저 말고는 냄새 맡을 사람이 없네요.

아~ 그리고 링크는 추가하셔도 돼요^^

샤인님: 날개보다 다리를 드세요^^ 샐러드는 아주 만들기 간단하답니다. 먹다 남은 빵, 토마토, 빨간 양파, 올리브만 있으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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