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formers (2007) – 우뢰매를 추억하다

아마 처음부터 이 영화의 감독이 렌 와이즈맨이라는 걸 알았다면, 거의 한 달도 넘게 극장에 가서 예고편을 보면서도 볼까말까 고민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Underworld 시리즈의 평판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저는 사실 굉장히 재미있게 본데다가 보고 난 이후에 렌 와이즈맨의 팬이 되었으니까요(사실 그것보다 케이트 베킨세일 때문에 영화를 보았지만…-_-;;;). 이렇게 말하면 스타워즈의 팬들이 저를 가만히 두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Underworld: Evolution의 마지막 결투장면이 Starwars Episode III의 마지막 결투장면과 비슷한 느낌의 감동으로 다가왔으니까요. 게다가 마지막에 윌리엄의 턱이 날아가고 마커스의 머리가 헬기 프로펠러에 짓이겨지는 장면의 폭력적 카타르시스는 개인적으로 최고였다고 생각도 해봤었습니다.

각설하고, 텔레비젼에서도 수없이 방영해줬던 Die Hard 시리즈였건만, 그 수없는 재방영의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라서 과연 제가 이 영화를 예전의 Die Hard 시리즈와 비교하는 것이 가능할까 모르겠지만, 일단 이 영화는 거의 Buddy Movie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그 전의 세 편과 두드러진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Bruce Willis가 이제 늙어서 더 이상의 액션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서 그가 (본의 아니게) 해결해야만 하는 범죄의 속성이 20년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에, 그의 저돌적인 캐릭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스토리의 흐름을 보다 요즘에 맞는 범죄와 맞물리게 하려면 그의 역할을 보조해줄 등장인물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그의 짝으로 주로 텔레비젼 시리즈나 린지 로한 주연의 ‘Hubbie Fully Loaded’에 출연했던 Justin Long이 Computer Geek의 역을 맡아 출연하는데, 브루스 형님과 거의 같은 비중의 주연 역할을 소화하는 Justin Long의 역할이 저처럼 다 늙은 배우들이 옛날의 영광을 업고 속편을 제작한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여간 그렇게 안전장치 아닌 안전장치를 가진 스토리는 덕분에 최근에 본 액션 영화들 가운데 가장 무리없는 흐름을 가지고 잘 짜여진 액션과 맞물려, 근래에 맛보기 어려웠던 액션영화 보는 재미를 약간의 과장을 보태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제공해줍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브루스 형님도 결국 조강지처를 새파란 애송이에게 빼앗기고, 결국 이런 영화에서조차 그런 애송이들과 거의 공동주연을 맡다시피 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역할이나 캐릭터가 빛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 맞지 않는 부분을 다른 배우에게 넘겨 줌으로써, 그의 캐릭터가 더더욱 빛난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얼마전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잘 짜여진 액션은 모든 동작이 맞아 돌아가는 안무와도 같다’ 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사실 그건 이 영화의 예고편에서 나오던 차량 충돌 장면을 보고 했던 것이니 만큼, 영화의 액션은 감독의 전작인 Underworld 시리즈에서 보다 한층 더 세련되면서도 아귀가 잘 맞는 액션으로 보는이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글을 올리겠지만, Transformers에서 Michael Bay가 제 버릇 개 못 주고 결국 변신과 액션에만 치중해서 관중들의 실망(저는 애초에 그거 외에는 기대도 안 했기 때문에 별 느낌이 없었습니다만)을 한몸에 산 것에 반해, 이 영화는 액션이면 액션, 각본이면 각본 모두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변신 로봇에 별로 흥미가 없으시다면 차라리 이 영화를 보시는 게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물론 Transformers는 그 변신 로봇만 보는 데에도 돈을 쓸 가치는 있었습니다.

덧글: 별로 허술한 구석이 없어 보이는 이 영화 각본에서 제가 찾은 단 한가지의 허점은, 사회 간접자본을 관리하는 컴퓨터 네크워트를 해킹하는 장본인에 대한 설명이 거듭되면서도 정작 그를 따르는 인물들을 뒷받침하는 조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못들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조직원들이 불어를 쓰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오면서도 그것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게 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by bluexmas | 2007/07/09 13:45 | Movi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stark at 2007/07/09 13:54 

음..밸리타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루스윌리스의 팬이라 이 영화에 거는 기대가 굉장히 컸고 그 기대는 아주 흡족할 정도로 채워지더군요. 소재가 디지털 해킹 관련이라 구성,액션 면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특징이 잘 나타날까 의문스러웠는데 그런 부분도 잘 해소됐고. 근래 본 균형감각이 아주 잘 잡힌 영화였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09 13:59 

반갑습니다^^ 저는 브루스 형님의 팬은 아니었지만, 근래 본 것들중 최고의 액션영화라고도 감히 말하고 싶더군요.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7/07/09 14:08 

전 존 맥클레인의 ‘난닝구 액션’이 좋아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10 13:02 

브루스 형님, 이번에 영화 찍으신다고 또 한참동안 몸매 가꾸기에 열중하셨다고 들었어요. 정말 어찌나 몸매가 좋으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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