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를 위한 쿠키

엄밀히 말하자면 기러기 아빠는 아니지만, 자식들은 이미 갈길을 찾아 떠나고, 마누라는 와병중인 친정 어머니를 만나러 본국(트리니다드 토바고)로 간 와중에 생일을 맞은 옆자리 아저씨의 생일을 위해 쿠키를 구웠습니다. 혼자 맞는 생일은 혼자 생일 맞아 버릇한 사람이 잘 안다고,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예순이 다 되어 가는 마당에 혼자 생일 맞는 모습이 짝 잃은 외기러기 같아서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앞가림 잘 하는 인간이라 코앞으로 닥쳐온 생일에 뭐 뾰족한 수가 있냐면 또 그런 것도 아니지만…

Food Network에 가면 백만개의 유용한 레시피들이 저같이 어설픈 아마추어 독신자 요리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그중 가장 적용하기 쉽고 정확한 결과를 낳는 것들은 Alton Brown의 작품입니다. 저는 푼돈 좀 모으면 바로 빵집 차려서 은퇴하려고 연습중입니다. 그때까지 면허 따서 건물 디자인이랑 인테리어도 하면 더 좋겠고(건축가는 돈 억수로 버는 직업은 아니니까 아마 면허 따고도 남을 듯…)…하여간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재료는,

2 sticks unsalted butter

2 1/4 cups bread flour

1 teaspoon kosher salt (꽃소금 정도면 됩니다. 맛소금만 아니면…)

1 teaspoon baking soda

1/4 cup sugar

1 1/4 cups brown sugar

1 egg

1 egg yolk

2 tablespoons milk

1 1/2 teaspoons vanilla extract

2 cups semisweet chocolate chips(저는 보통 아몬드 반 컵+semisweet 한 컵+dark 반 컵으로…)

Hardware:

Ice cream scooper (#20 disher, to be exact)

Parchment paper

Baking sheets

Mixer

그리고 조리 과정은,

1. 오븐을 화씨 375도(섭씨 190도)로 예열합니다

2. 남비에 버터를 담아서 가장 약한 불로 완전히 녹인 후 불에서 내려 10분 정도 식힙니다. 그 사이 밀가루와 소금, 베이킹 소다를 체에 내려 놓습니다

3. 1에서 녹인 버터를 믹서 그릇에 넣고, 믹서를 중간으로 돌리면서 설탕을 넣어 크림화 합니다. 계란과 추가 노른자를 넣고 우유 2큰술과 바닐라향을 넣어 마저 섞어줍니다.

4. 2에서 체쳐 놓은 밀가루를 천천히 섞어서 반죽을 만들고 초콜렛칩을 섞습니다. 뭐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면, 이때 초코렛칩을 밀가루 약간과 미리 섞어서 반죽에 넣으면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고 골고루 섞인다는군요.

5. 이렇게 만들어진 반죽을 상온 또는 냉장고에서 30분-1시간 정도 식혀줍니다. 제 생각에는 이게 중요한 것 같은데, 똑같이 반죽을 하고도 뜨거운 채로 그냥 구우면 쿠키가 별로 퍼지지 않는 것 같아서…

6. 유산지를 깐 판때기에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반죽을 떠서 적당히 배치한 뒤 오븐에 넣어서 14분간 구워줍니다. 5분 간격으로 판때기를 돌려주면 더 균일하게 구워지더군요.

7. 다 구워지면 꺼내서 2-3분 정도 두었다가 망으로 옮겨서 식혀줍니다.

8. 완전히 식기 전에 우유와 같이 먹으면 살찌는게 억울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약 30초간… 그리고는 바로 밖에 나가 유혹에 넘어간 자신을 원망하며 3km달리기를 실시합니다. 그리고 돌아오면 다시는 밖에서 쿠키 따위 사먹지 않으리라 결심하게 됩니다. 왜? 훨씬 맛있으니까.

사실은 생일마다 회사에서 돌아가면서 케잌을 사오는데, 요즘 그게 이유도 알아차리기 전에 시들해져서, 쿠키로 아저씨의 생일 케잌을 대신하고 팀원회식을 점심때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가졌습니다. 아저씨가 버블티 먹고 싶다고 해서…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 였던 영향 때문인지 쌀국수 집에서 파는 커피+연유는 2불에 스타벅스 싸대기 때릴 정도로 맛있습니다. 단, 먹고 나면 회사까지 20마일을 걸어와야 합니다. 칼로리가 너무 높아서… 날씨도 너무 좋고 해서 나갈때마다 도망치고 싶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학교도 요즘은 봄방학철이어서 손가락으로는 마우스질을 하면서도 마음은 플로리다 어딘가의 바닷가로 자꾸만 도망치고 있습니다.

 by bluexmas | 2007/03/22 12:40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Katherine at 2007/03/23 21:39 

I love vietnamese coffee too!

How nice of you to bake cookies for your friends!!!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3/24 11:05 

That Vietnamese coffee is so strong, so tend not to be able to sleep for two days after drinking^^

By the way, that guy to whom I baked cookies is a bit too old to be my friend, in my ‘Korean’ point of view, haha…

 Commented by 아이 at 2007/06/02 07:21 

아으~ 유혹에 넘어간 자신을 원망하며 3km달리기를.. 이 부분 완전 공감해요.

맛있는 걸 어쩌겠어요!!! ;ㅁ;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6/02 11:23 

으하 그러나 저는 이미 초월한 단계라서 저런 것 쯤은 가볍게 무시해주고 넘어간답니다. 맛있는 것들을 먹고 치뤄야 하는 대가가 너무 혹독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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