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앤젤] 앙버터 모나카-2021년 최악의 소비


어쩌다 빌리 앤젤에 들어갔는데 앙버터 모나카와 백설기 롤케이크라는 신기한 물건들이 있어 지갑을 열었다. 전자인 앙버터 모나카는 처참한 실패.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기성품 모나카 껍데기에 팥을 대강 바르고 버터 한 쪽을 대강 얹었다. 그리고 3,000원. 절대적인 금액으로 따지면야 크지 않지만 만약 1,000원짜리 지폐 세 장을 길거리에 그냥 버렸다면 누구라도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의 기분이 그랬다. 아니, 그냥 길에다 돈을 버렸더라면 차라리 나을 수 있겠다. 누군가는 주워서 더 나은 소비를 할 수 있을 테니까. 이건 정말 2021년 최악의 소비로 기록될 것 같다.

개념적인 차원에서 모나카가 많고 많은 다른 앙버터 제품군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일단 껍데기가 눅눅해서 이에 달라 붙으므로 빵이나 다른 밀가루 요소들보다 나쁘고, 팥앙금이 맛이 없기에 완성도는 한층 더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팥앙금을 발랐다면 사실 버터도 부드러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껍데기 모양에 맞춰 발라서 좀 더 잘 만들 수 없다(참고로 주문을 하면 만드는지 10분 기다려 받았다. 이런 걸 만드는 데 시간이 그렇게 걸리다니!). 하지만 그런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이 디저트는 돈을 버렸다는 차원에서는 0점, 먹어서 섭취한 열량의 차원까지 따지면 -20점이다.

참고로 올 초 레미 마르탱 마카롱을 맛있게 먹었기에 내가 빌리 앤젤을 너무 저평가한 것이 아닌가 고민했는데, 이런 제품을 조악한 완성도로 내놓는 걸 보면 아닌 것 같다. 오늘 밤에도 발 뻗고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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