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담은족발-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백화점 족발집에서 족발을 사면서 식거나 차가운 거 있으냐고 물어보니 ‘오 이 손님 맛 좀 아시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족발을 둘러싼 세상이 대체 얼마나 망가진 것인가 헤아리기도 어렵다.

그래서 완제품 포장 족발로 관심을 돌려 보았다. 이런 제품이 많기는 한데 성공 가능성은 낮다. 수많은 시행착오 결과 어디에나 들어 있는 계피 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따뜻하고 달콤한 계열의 계피가 식은 족발과 만나면 괴기해져서 때로 먹을 수조차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이 제품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역시 계피를 쓰지만 아 그래도 싸니까 궁금하니까 주문을 해보았는데…

계피보다 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으니, 바로 육질이었다. 딱딱해서 거의 먹기가 어려운 정도였다. 조리가 끝났으니 온도를 높이는 정도로는 다시 부드러워질리도 없다. 기름기가 없는 정육은 조림 같은 방식으로 은근히 익힌다고 가정할 때 멀쩡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조리 직후 단 한 번 온다. 이후에는 딱딱하게 굳어서 데우더라도 조리 직후의 상태처럼 돌아가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이 “족발”에게는 선천적인 결함이 있는 셈인데, 여기에 내가 짜게 느낄 정도의 강하고 융통성 없는 간-보통의 족발과는 또 달리 단맛의 지분이 적은-까지 버무리면 먹기가 거의 어려운 음식이 된다. 일단 한 팩은 뜯어서 ⅓쯤 먹다가 너무 힘들어서 버리고 냉장고에 또 한 팩이 남아 있는데 과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대한 얇고 가늘게 채쳐서 기름으로 버무리면 냉채처럼 먹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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