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Lick) 요거트-콘셉트와 결과물 사이의 혼선

‘Lick; 리크 핥다, 핥아먹다’ 어릴 적 요플레뚜껑을 할짝대며 아쉬워하던 모습을 생각하며 지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제품에는 핥아 먹을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일단 요거트가 용기의 뚜껑과 닿을 만큼 채워져 있지 않아서 핥을 수 없고, 요거트의 점도와 밀도가 너무 높아서 핥아 먹기 어렵다. 그걸 알고 나면 과연 ‘lick’이라는 단어를 ‘리크’라고 표기해 만든 상품명이 호소력을 갖추고 있는지, ‘핥다/핥아먹다’라는 동사의 어감이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지 회의를 품게 된다.

요거트도 생각할 여지를 마구 던져준다. 진하고 밀도가 높으면 그저 장땡일까? 이 요거트는 질감도 맛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서 한 통을 다 먹기가 벅차다. 그릭 요거트라면 과일의 소스 정도로도 쓸 수 있는 점도이지만 이 제품은 그 선을 넘어서서 다른 식재료와 어우러질 수가 없다.

그나마 무가당인 플레인 요거트는 그야말로 별로 첨가한 게 없으므로 먹을 수 있지만 자일로스 설탕으로 단맛을 냈다는 맛차맛은 한 숟가락을 먹기가 버거웠다. 말차는 말차대로 풋내와 쓴맛을 있는 힘껏 발산하고 자일로스 설탕은 질세라 열심히 불쾌한 단맛을 던진다. 둘이 힘겨루기를 하니 입이 버겁다. 아직 두 통이 남았는데 먹을 자신이 없다.

대체 무엇을 얼마나 참고해서 만든 걸까? 지금 요거트를 내놓는다고 반드시 밀도 높은 그리스식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국의 요거트는 그릭이든 아니든 아직도 맛도 질감도 못마땅하다. 그런데 그것이 혹시 불치병은 아닐까? 사실 우유가 안되기 때문에 아무리 잘하더라도 요거트가 맛있기 어려운 건 아닐까? 각종 대량생산 제품부터 소규모 생산자의 물건까지, 쭉 먹어보면 그런 패턴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다면 과연 요거트를 만드는 게 현명한 결정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거트를 만들고 싶었다면 디자인부터 농도와 밀도까지, 열심히 혼선을 빚어내는 결과물의 레퍼런스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머릿속에 집히는 게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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