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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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런 분들 쓰라고 나온 약이기는 합니다. 살을 꾹 잡고 바늘을 찌르세요. 이 정도로 수치에 변화가 없었다면 실패로 보는 게 맞습니다. 누군가가 계속 부르면 패닉이 온다고요. 아뇨, 6월에는 집을 빼야 된다니까요. 그런데 이사 어디로 갔어요? 그게 왜 궁금하시죠? 혹시 더 좋은데로 가나 해서. 더 좋은 데로 갑니다. 그런데 이건 별로. 뭔가 기시감이 있어. 저도 과천에는 정말 오랜만에 왔어요. 과천 어릴 때부터 좋아했죠. 네, 봤습니다. 의사소통을 이상하게 하시네요. 이럴 거면 굳이 여기까지 찾아 올 이유가 있었나요? 그런데 그 카드로 6개월 할부하시면 5퍼센트 할인이 안 되시니까요. 그런데 왜 자기 소개도 안 하고 이름도 말하지 않는 걸까. 몇 시간 늦어져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진 바로 정리해서 보내드릴게요. 다른 건 딱히 관심 없고요, 공원 산책 좋지 않을까요? 날씨도 훨씬 더 따뜻하다면. 아뇨, 먹고 싶은 음식은 없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쪽 렌즈의 난시를 한 단계만 높여 줬으면 좋겠는데요, 제가 거기까지 말할 수준은 안돼서요. 선생님, 약속 첫 날 부터 잊어버리고 거의 못 오실 뻔하고 교재도 계속 늦게 돌려 주시네요. 이사 오기 전에 그게 불만이었는데 똑같다니 그만 두겠습니다. 이런 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건 무엇인가의 신호일 수 있으니 좀 빨리 검사를 해보죠. 다른 불만도 있지만 언젠가부터 선생님이 신문에서 글 읽었다는 이야기만 갈 때마다 되풀이하세요.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하고 듣는 사람이 바뀐 것 같아요. 다제스라는 소화제 있나요? 있기는 있는데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어요. 이거 잘 안 팔리나요? 주변에서 사람들이 좋다고 그래서 사보려는 건데. 글쎄, 효과는 괜찮은 것 같은데 홍보를 안 하는지 잘 안 나가요. 그래서 자꾸 반품 시키고.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가 선택지 같습니다. 아뇨, 그냥 평생 그런 감정을 짊어질 각오를 하고 행동에 옮기는 거죠. 내 몫의 부담은 알아서 지고 갈 테니까, 나머지는 알아서들 하시라고요. 글은 재미 있는데 어떻게 책으로 만들어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대체 어디의 누구를 찾아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십 년 쯤 일하고 나면 최소한 이런 걱정은 안 하고 살 줄 알았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고민해야 되는 느낌이에요. 근처인데 담배나 같이 피우시자고요. 아뇨, 담배는 제가 사가지고 갈게요. 석 달 만에 수치가 이렇게 올라가면 안되는데, 관리를 좀 잘 합시다. 네. 올해 고생 많으셨는데 따뜻한 거라도 사서 드세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억울함을 느낄 것 같은데요? 아뇨, 실제로 제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모르겠지만 억울함이나 짜증을 느끼면 제가 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 감정의 존재를 인정해 버리면 더 깊은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아요. 미리 만들어 놓은 다발도 있는데 이거 어떠세요? 색감 좋은데. 아뇨, 그냥 새로 만들어 주세요. 그렇게 너는 나의 슬픔이 되어 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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