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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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는 신기한 물건이 많다. 이를테면 이 요거트 같은 것들이다. 뭔가 엄청난 장인정신이 깃든 것 같은 작명이 인상적이지만 뒤집어서 딱지를 보면 심경이 복잡해진다. 100밀리리터당 당류 9.4그램이라니. 내 눈을 믿지 못해 딱지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한 병에 500밀리리터이므로 다 먹으면 설탕을 무려 45그램이나 섭취하게 된다. 건강식품이랍시고 팔리는 요거트가 현재의 건강 이론에서 가장 해로운 요인인 당을 엄청나게 많이 함유하고 있는 현실은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지나치게 모순적이다. 코카콜라 250밀리리터 한 캔에 당이 27그램 함유되어 있으므로 500밀리리터라면 54그램. 콜라와 콜라를 비교한다면 모를까, 요거트라면 9그램 차이는 의미가 없을 지경이다.

웬만한 요거트는 사정이 이렇다. 면역력 강화 등 효능을 내세워 유사 건강 식품처럼 팔리고 있지만 뜯어보면 조금 과장을 보태 설탕물이나 다름 없다. 그나마 설탕을 썼다면 다행이고, 한 술 더 떠 고과당 옥수수시럽을 쓴 제품도 찾아볼 수 있다. 직장에 다니지는 않지만 출근 시각에 맞춰 이런 것들을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반대로 악영향이나 미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나마 선심쓰듯 설탕을 넣지 않은 요거트가 드문드문 나오고는 있지만 이쪽은 또 다른 지옥이다. 정말 우유로만 만들었다는 요거트는 대체로 점성이 떨어지고 맛도 없다. 만약 마트에서 집어온 요거트가 유달리 고소하고 진하게 느껴졌다면 용기를 살펴보시라. 아주 높은 가능성으로 분유를 썼을 것이다. 그 자체가 문제라는 건 아니지만 설탕을 안 넣은 요거트가 유난히 맛없고 묽다면 그것은 결국 원재료-맞다, 우유이다-의 문제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달든 달지 않든, 요거트의 세계 또한 현재로서는 지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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