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라면-추억으로 두 개까지

img_0444해피라면을 기억하는 시절의 사람으로서 복각 및 발매 된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속 포장 없이 다섯 개를 한꺼번에 큰 봉지에 담은 ‘덕용 포장’의 해피라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 기억으로 인한 행복은 마트에서 실물을 발견하는 순간 최고조에 오르고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일단 처음 한 개는 그저 추억의 미각으로만 먹을 수 있는지라 애초에 제대로 된 평가는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시차를 두고 두 개째를 끓여 먹으면 잠시 추억에 사로잡혔던 몸과 마음이 2019년으로 빠르게 돌아온다.

그리하여 세 봉지가 남았는데 앞으로 먹게 될 것 같지 않다. 당근 마켓에 매물로 내놓거나 밖에 나가 행인에게 건네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모르는 이에게 음식물을 주는 건 일단 안전하지 않고 “무허가 유통”이라는 오해도 살 수 있다.

추억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차마 할 수 없다. 해피라면이 복각되었다면, 우유라면, 된장라면 등도 일시 복각되어 팔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의식은 하고 있어야만 한다. 현재가 빡빡하니 과거의 좋았던 것을 자꾸 되새기려 애쓰는데 사실 우리의 현실에서는 돌아갈만한 좋았던 시절이 없다. 안타깝지만 추억을 입혀 팔려는 음식은 이렇게 일정 수준 회의적인 시각과 태도로 접해야 현재에 접하고 더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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