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방터 돈까스’와 ‘맛집 방문 30-30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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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노출 후 꽤 오랫동안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이제는 내리막길을 타는 게 확연히 보인다.

궁금해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매년 초 한식 혹은 식문화 개선을 위한 제안 같은 걸 하고 있다. 그래봐야 작년부터 시작한 일이지만 어쨌든 한식의 과제로 ‘예외 없는 제복 문화’와 ‘좌식으로부터의 탈피’ 두 가지를 제안했다. 올해는 결을 좀 달리해서 ‘맛집 방문을 위한 30-30 규칙’을 제안하고 싶다. 방송이든 인터넷이든 끌리는 ‘맛집’의 방문을 계획할 때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지’ (그리고/또는) ‘대기를 30분 이상 타야 하는지’를 따져보자는 말이다. 만약 둘 중 하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방문을 재고하는 게 좋고, 둘 다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안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 안에서 품는 기대가 너무 높아져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원하는 게 음식과 맛이 아닌 인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종종 비슷한 내용의 글을 써오기도 했지만 전날 저녁부터 천막을 치고 기다려서 먹는 등 난리라는 ‘포방터 돈까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과연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맛을 즐기기를 원하는 것일까? 사실 이제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답이 드러났다고 생각하므로 더 이상 고민의 여지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체로 심심하고 재미있는 일은 없으며 있더라도 탐색 및 시도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음식으로 관심을 돌린다.

그렇다면 음식에서 만족을 찾기가 쉬운 현실인가? 아니니까 문제이다. 음식의 맛을 일정 수준 담보해줄 혹은 ‘상황평준화’ 시켜줄 신뢰 자원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영업자 혹은 요리 실무자가 개인적인 노력을 ‘갈아 넣는’ 수준으로 쏟아 부어도 ‘맛있는 것’이 아닌,  ‘비정상이 아닌 것’ 정도가 간신히 나올 여건이다. 달리 말해 임대를 기본적으로 안고 고만고만한 재료 등으로 고만고만한 역량으로 만든 음식이라면 고만고만한 게 당연하며, 아니라면 그것은 또한 다른 차원에서 문제이므로 굳이 아주 멀리까지 찾아가 기다리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다.

방송 등의 노출로 음식점에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면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고 들었다. ‘포방터 돈까스’에서도 주변의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민원이라는 게 단순한 환경 악화로 인한 불평 차원이 아닐 수도 있다. 이를테면 시기와 질투, 반목 같은 것들이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영업 자체에 영향을 미치려고 든다는 것이다.

굳이 민원 등의 요인이 아니더라도, 정말 모든 것이 노출 후 이상적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닳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음식을 좇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닌 모든 방문 시도가 음식점이든 사람이든 명을 단축시킨다. 자정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현실이 영영 바뀌지 않으리라 보지만 그래도 말을 꺼낼 수 밖에 없다. 2019년의 당신을 힘들게 하는 한국의 사정이라는 게 있다면 요식 자영업자도 똑같이 혹은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 모두가 ‘인증’을 위해 음식을 먹고 버린다면 음식점이 하나둘 씩 버려질 테고, 그 끝에는 음식 세계 자체가 버려지는 파국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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