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메종 조-맛을 겹겹이 에워싼 악재

메종 조에 가려면 방배역에서 내려 마을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가야 한다. 같은 버스가 코스에 따라 두 군데 다른 정류장에 서므로 상문고등학교 방향으로 가는 것을 타는 곳인지 잘 확인해야 한다. 버스가 언덕길을 내려가면 두 정거장 째에서 내려 약 485미터를 걸어야 한다. 정류장에서 아주 가깝지 않고 1킬로미터의 절반이니 기후에 따라 걷기가 조금 애매할 수도 있는 거리이다. 가게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지나쳤다. 앞에 딱 붙여 대어 놓은 차가 가게를 가리고 있는 탓이었다. 차는 가게를 가릴 뿐만 아니라 문을 열기도 다소 어렵게 막고 있었다. 그리하여 불편하게 들어간 내부는 천장이 꽤 낮은, 반지하 같은 느낌이 나는 공간이다. 한가운데는 6인용 식탁이 차지하고 있다. 포장 주문을 기다리기에도 넉넉치 않은 공간에 식탁이 놓여 있고 모르는 이들과 합석해야 한다. 그렇다고 우래옥처럼 넓은 식탁도 아니고 한때 유행했던 ‘어울려 먹기’의 콘셉트가 이끄는 설정도 아니다. 그냥 없는 공간에 식탁을 억지로 들여 놓았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하면서 ‘보졸레 크뤼가 있으면 잘 어울리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20센티미터 옆에 앉은 다른 손님 일행이 모르공을 마시고 있었다. 오, 좋은데. 하지만 그것이든 무엇이든 잔으로 파는 와인은 없다고 한다. 맥주도 마찬가지. 탄산수도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후의 일을 완전히 접고 낮에 와인 한 병을 비울만한 상황은 아니다. 결국 물과 함께 사르퀴터리와 두 가지 ‘핫 플레이트’를 먹는다. 빵이 맛있지만 더 먹을 수 있느냐 물으니 ‘다 떨어졌다’고 한다. 유료 메뉴라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씩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만드는 두 셰프 말고는 접객 전담 직원이 없으며 공간의 특성만 보아도 두기가 어렵다. 결국 아주 최소한의 접객만 간신히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식탁이 없고 포장 손님만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정녕 현장에서 먹고 가기를 원한다면 ‘콜드 컷’만 판매해도 되지 않을까? 먹는 사이 포장 손님이 들어와 가구와 쇼케이스, 식탁에 앉은 손님 사이에서 끼어 어중간하게 기다린다. 공간의 산소가 모자라는 느낌이 든다. (                                                   ) 그럭저럭 먹고 키슈와 소시지 두 가지, 슈크루트를 포장해서 나오며 남자 셰프에게 물었다. 그런데 가게 앞에 이렇게 대어 놓은 차는 누구 소유인가요? 아, 제 차입니다.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소시지 등속을 봉지에 담긴 채로 가방에 넣어 들고 왔는데 슈크루트의 국물이 새어 나머지를 적셔 놓았다는 이야기까지 보태면 좋을 수 있는 음식을 겹겹이 에워싸 거의 완벽하게 가리는 이곳의 악재에 대한 서술을 끝낼 수 있다. 물론 모든 악재는 인재라는 사족은 굳이 붙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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