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과일 직거래 바람직한가

IMG_4502

약 3년 간 매년 여름마다 글을 한 번 쓰고 싶었다. 종종 SNS, 특히 트위터를 통해 과일을 사먹고 여러가지 생각이 쌓여서였는데, 정확하게 전업 판매자가 아닌 경우도 있는 현실에서 굳이 “날 선” 의견을 낼 필요가 있나 싶어 말았다. 그러던 가운데 며칠 사이에 트위터에 올라온 복숭아의 사진을 보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산지 직거래로 과일을 사먹는 것은 바람직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아니라고 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맛

SNS를 통해서 파는 과일이 특히 맛없다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 식문화 전체의 문제이다. 누차 말해왔듯 과일이 맛이 없는데 패턴이 아주 분명하다. 밍밍한 가운데 날카로우면서도 또한 밍밍한 단맛-인공감미료의 그것-만 두드러진다. 몇년 전 트위터에서 예약과 선입금을 하고 무작위로 받는 복숭아를 처음 주문하면서도 혹시 다를까 기대를 했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2. 예약 및 선입금 등의 시스템

맛이 특별히 더 낫지 않다면 굳이 예약이나 선입금-특히 현금으로-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보다 소비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진다. 비용은 지불하였지만 언제 상품을 받을지는 모를 수도 있다. 그럼 이중의 지출을 해야 하고, 시기가 안 맞는 경우에는 따로 사온 것과 선입금 예약한 것의 배송이 겹치는 경우도 생긴다. 입이 많은 가정이라면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집에서 시간을 잘 안 보내는 1, 2인 가정이라면, 또한 복숭아처럼 아주 섬세해 신선도과 맛이 금방 변하는 과일이라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스트레스일 수 있다.

3.  포장 및 배송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완충이나 신선도 유지가 안 되는 포장 시스템을 한국에서 가장 여건이 나쁜 직종인 택배로 보낸다. 멀쩡하기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종종 SNS가 아닌 인터넷 오픈 마켓 등의 산지를 자처하는 곳에서 살 때도 있는데 (위의 사진 참조), 5~10%는 크게 손상된 상태에서 온다고 보면 마음이 편하다. 다만 인터넷 오픈 마켓 등은 가격이 SNS 보다 낮을 수 있다.

4. 품질

그러나 오픈마켓의 물건은 확실히 품질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SNS에서 파는 것이 월등히 좋은가? 그런 것도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만 놓고 본다면 소비자가 가장 품질 좋은 과채류를 살 수 있는 곳은 백화점 지하 식품부이다. 대체로 물건 자체가 다름을 일단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사려는 SNS의 상품이 백화점의 것과 얼마 만큼의 가격 차이를 품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일 비슷하다면 바로 살 수 있는 물건과 선입금을 하고도 기다려야 하는 물건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요긴할까?

5. 사후처리

이건 아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웬만해서 상품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편이 서로에게 좋다. 대체로 보상을 위한 노력이 물건값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웬만해서는 개인이 개인을 상대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게 좋다. 한편 SNS 판매자도 이러한 창구가 자신에게 정말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SNS는 원하지 않는 시간대에도 계속해서 클레임이 들어올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과연 무신경해질 수 있을까?

사진으로 돌아다니는 복숭아를 보고 놀랐는데, 무엇보다 그 정도로 손상된 채 도착했다면 이미 포장 및 배송을 시작하는 단계에도 조짐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볍게 알아본 다섯 가지 문제를 얼핏 살펴 보더라도 이 모든 것이 개별 판매자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임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개인간의 거래가 과연 시스템의 개선에 공헌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문제이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