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리] 장원 막국수-‘히든 메뉴’ 들기름 막국수

IMG_3819‘환경까지 감안하면 먹으러 가라고 권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써놓고 장원 막국수에 또 갔다. 마침 근처에 갈 일이 생겼는데 들기름 막국수가 궁금했다. 그 전의 방문에서 김치를 너무 맛있게 먹어 사오기까지 했는데, 2주 넘는 기간 동안 두고 다 먹을 때까지 맛이 변하지 않고 신맛만을 아름답게 더해갔다는 사실도 거들었다.

소위 ‘히든 메뉴’라는 들기름 막국수는 신선하고 고소한 들기름 향 위로 김의 감칠맛과 소금의 짭짤함이 겹치는 구성으로 맛있다고 할 수 있는 가운데, 면의 섬세함에 비하면 나머지 요소의 조합이 다소 두텁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알려주는 대로 2/3쯤 먹고 국물을 부으면… 바로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말도 안되는 두터움’이 들기름 및 김과 다같이 목소리를 높여 정신이 없어진다. 면, 당신은 무사합니까? 그럭저럭 넘기며 물어봤는데 말이 없었다. 아니면 말했는데 들리지 않았거나.

김치로 그럭저럭 균형을 잡을 수 있고 제육을 시키면 어쨌든 완결성은 갖추는데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은 비전이나 의지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어떻게 국물이 이럴 수 있을까? 맛이 너무 없다거나 엄청나게 문제가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면이나 국물, 아니면 심지어 타블렛으로 카톡 아이디나 전화번호를 입력해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시스템 등등을 감안할 때 너무 결이 달라 잘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다. 벽에 걸린 텔레비전에서 계속해서 ‘수요미식회’의 출연 분량이 방영되는 가운데 ‘집밥과도(혹은 처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김치’라는 문구가 지나갔다. 그런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잘 만들었고 지향점이 너무나도 또렷하게 잘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국물이 이렇게 자욱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IMG_3599*사족: 처음 갔을때 대기 공간에서 플라스틱 식탁을 놓고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파는 남성이 있었는데…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웠다. 한 단 오천 원.

1 Comment

  • 안준표 says:

    이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찬사로 가득한 게시물을 본다는 게 참 뜻밖이면서도 어디 하나 꼬집을데가 없이 동의가 가니 뭐라 할것도 없네요. 수요미식회보다.. 더 격한 찬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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