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전통 요리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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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이 장안의 화제다. 그럴만도 하다. 애호박은 한민족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채소다. 인조 36년(1672)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약식편람(藥食便覽)’에 의하면 ‘푸르고 향그러우니 길쭉한 몸통에 신록을 담뿍 담았다. 음기가 빼어나니 양기가 빼어난 재료의 균형을 맞추는데 탁월하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결국 고기와 잘 어울린다는 의미인데, 특히 지친 남성의 자존심과 원기 회복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맛과 효능의 두 가지 새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전통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한다.

-개고기 애호박탕: 부추와 깻잎 대신 애호박을 넣고 끓인 탕으로 개고기 특유의 느끼하고 기름진 맛을 걷어내 시원하고도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일단 개고기와 애호박, 마늘과 파뿌리를 넣고 개고기가 완전히 무를 때까지 너덧 시간 푹 끓인다. 이때 떠오르는 거품을 중간중간 걷어낸다. 마늘과 파뿌리, 애호박은 버리고 익은 개고기만 건져 잠깐 식힌 뒤 따뜻할 때 결 방향으로 쪽쪽 찢어 둔다. 국물은 얼추 식힌 뒤 표면에 떠오른 기름기를 말끔히 걷어내고, 애호박 두어개를 숭덩숭덩 썰어 더해 보글보글 끓인다. 애호박이 적당히 익어 부드러워지면 결대로 쪽쪽 찢은 개고기를 대접에 담고 뜨거운 국물을 부어 낸다. 걷어낸 개기름은 고춧가루와 버무려 개고기를 무치거나, 애호박탕을 낼 때 풀어 얼큰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애호박 사슴 육회무침: 2년 이하의 어린 사슴의, 기름기 없고 담백한 안심을 냉동고에 30분 동안 두어 겉만 살짝 얼린다. 그 사이 애호박을 어슷썬 뒤 가늘고 곱게 채친다. 애호박을 아삭하게 즐기고 싶다면 그대로, 부드럽게 먹고 싶다면 소금 한 자밤을 솔솔 뿌려 살짝 버무린 뒤 체에 올려 대접에 받쳐 물기를 뺀다. 한편 간장과 배즙, 참기름과 고춧가루 약간, 간 마늘과 곱게 다진 파의 흰 밑둥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배즙 대신 설탕을 써도 좋고, 사슴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걷어내주니 생강즙을 첨가해도 잘 어울린다(생강을 강판에 곱게 갈아 꼭 짜 즙만 쓴다). 정확히 30분 뒤 사슴고기를 꺼내 결 반대방향으로 어슷하게 썬 뒤 애호박처럼 곱게 채친다. 애호박을 소금에 절이지 않았다면 사슴고기와 함께 양념에 버무려 낸다. 만약 애호박을 소금에 절였다면 뭉개지지 않도록 가볍게 물기를 짠 뒤(행주에 살짝 감싸면 좋다) 접시에 깔고 양념에 버무린 사슴고기를 올린다. 잣이나 실고추룰 솔솔 뿌려 마감하면 한결 더 고급스럽고 맛있어 보인다. 기호에 따라 꿩이나 문조 알 노른자를 올려 버무려도 좋다.

-애호박새알심 튀김: 찹쌀을 새알심 만들기 하루 전날 밤부터 불린 뒤 세 번에 걸쳐 곱게 간다. 애호박은 반 갈래 씨를 파낸 뒤 곱게 다지고, 소금을 솔솔 뿌려 30분 동안 절였다가 물기를 가볍게 짜낸다. 찹쌀가루와 다진 애호박, 꿀과 소금 약간을 더해 되직한 반죽을 만들어 잘 치댄다. 촉촉한 행주를 덮어 1시간 가까이 두었다가 500원짜리 동전만하게 떼어내어 양 손바닥 사이에서 둥글린다. 우묵한 솥에 식용유를 달궈, 소금 한두 알갱이를 떨어뜨렸을까 바닥까지 가라 앉았다가 떠오르면 대여섯 개씩 반죽을 담가 굴려가며 골고루 노릇하게 튀긴다. 이때 기름이 튀지 않도록 반죽을 살며시 떨군다. 튀겨진 새알심은 종이행주에 잠시 올려 기름기를 걷어낸 뒤 입맛에 따라 설탕을 묻히거나 꿀 또는 조청을 발라 마무리한다. 팥이나 콩 소를 넣으면 어린이 간식으로도 좋고, 간 고기를 채워 튀기면 든든한 끼니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1 Comment

  • HickieSong says:

    애호박으로 때린다는 표현 갖고 남성의 폭력성 운운하는 상황이 된 건 너무 넌센스인 것 같은데 다르게 생각하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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