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마카롱과 (소규모) 자영업자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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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는 몇 달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색해보니 작년 말인듯.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가, 며칠 전 밖에서 저녁을 먹고 결에 맞춰 편의점에서 디저트 거리를 찾다가 생각이 흘렀다. 개당 1,500원이고 네 가지 맛. 전부 한 번에 사면 5,000원이다. 라즈베리와 초콜릿을 먼저 사먹어 보았는데 놀랐다. 진짜 마카롱 맛이 난다니. 마카롱이 1,500원이라고 해서 새로울 게 없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마카롱의 가격대다. 900원짜리 “개이득” 마카롱까지 나온 판국이고, 이 가격대라면 정확하게 마카롱의 맛이 나기란 어려운 일이다(이 글 참조). 대량생산-프랜차이즈가 그렇듯 마카롱을 먹는다는 경험을 모사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이 마카롱은 다르다. 정말 마카롱의 맛이 난다. 비닐 포장을 뜯으면 일단 아몬드 냄새가 나고, 진한 단맛의 표정과 밀도도 꽤 좋다. 맥플러리처럼 전형적인 맥도날드의 디저트 단맛은 쏘는데, 아마도 설탕을 원천으로 삼지 않는다는 방증일 것이다. 하지만 이 단맛은 그것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말하자면 설탕을 쓴 단맛 같다는 말이다. 속을 채운 상태 등이 균일하지 않고 껍데기도 깨져 있지만 거기까지 신경쓴다면 양심없는 소비자일 것이다. 여건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런 마카롱을 집에서 5분 거리의 맥도날드에서 이 가격대에 살 수 있다면 삶의 질이 콩알 만큼은 향상될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토요일마다 이런저런 음식과 함께 디저트를 만들어 먹는데, 집 앞 맥도날드에서 이걸 살 수 있다면 때로 건너뛸 수 있을 것이다. 3,800원짜리 마카롱과 비교할 생각은 애초에 없다. 다만 1,500원을 가장 잘 쓸 방법 가운데 이 마카롱이 속할 수는 있겠다. 묶어 파는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면 3,000원에 꽤 근사한 맛의 조합을 얻을 수 있다. 900원짜리 가짜 마카롱의 숨통 또한 확실하게 끊을 가능성도 높다.

이런 음식을 접할 때마다 궁극적으로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대체 (소규모) 자영업자는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가. 원칙적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는 프랜차이즈 등에 맞서 섬세함이나 높은 완성도를 생존 전략으로 내세울 수 있다. 설사 비싸더라도 받아다 파는 것, 중앙에서 품질을 느슨하게 통제하는 것보다는 인간적인 차원에서 좀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약속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틈새를 노릴 수 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매치’가 안되는 가격과 품질을 묶어 구현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그 틈새마저도 닫혀 버릴 것이다. 게다가 늘 말하듯,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육성 인력이 독립을 하는 경우라면 사실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어쨌든 고민은 한 갈래로 흐른다. 그래서 불안해할 것인가. 나는 실무자가 아니지만 길은 하나 밖에 없다고 믿는다. 불안감이 나를 잠식하게 만들면 안된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든 아니든, 다른 매장과 똑같은 물건을 팔려고 하면 안된다. 품목이 많아지면 약점이 드러날 확률도 더 높아진다. 줄이고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을 과감하게 선택해 다듬어야 한다. 완성도를 높이고 같은 장르 안에서 다른 맛의 조합을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유일하게 믿는 방안이지만, 한편 거의 대부분의 소규모 자영업자에게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 또한 안다. 한두 가지 빵을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 파는 빵집 같은 모델이 가능할까? 자연발효종이나 수입 밀가루를 내세우지 않고도 분명히 시도 가능하다. ‘그래서 손님이 오겠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손님이 오지 않아서 시도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완벽에 가깝게 다듬고 또 다듬을 엄두가 안 나는 것일까? 대외적인 답과 스스로에게 내는 답이 달라도 좋다. 물론 모두가 아주 잘 할 수는 없고, 잘하는 사람만 살아 남아야 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분명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할 구석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 않나.

3 Comments

  • 마카롱글 링크걸린게 어드민 페이지로 이동 됩니다
    (로긴요구)

  • asdf says:

    링크가 잘못 걸려있는 것 같네요. http://bluexmas.com/18550 이 글인가요?

  • 저는 이게 처음 나왔을때 먹어보고 그간 먹어본 마카롱에 비교했을때 적어도 기본은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너무 안 나오는것 같아서 제 경험이 부족해서 이게 괜찮은거라 느끼는건가 싶었습니다. 츄러스도 커피도 그렇고 맥도날드는 꾸준히 이 가격대에서 최적이라 생각되는 것을 내놓는데(마카롱은 기간한정인듯 합니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선 즐겁지만 무섭게 느껴지는 면도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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