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이즈니 버터 “브리오슈”와 브레드 푸딩

IMG_1337기회가 닿으면 코스트코에서 파는 식품 전체를 분류 및 리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빵은 단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데, 이즈니 버터를 썼다고 해서 호기심에 집어와봤다. 그러나 이미 계산대에서 발견한 ‘버터 함유량 10%’라는 문구. 과연 이것을 “브리오슈”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참고로 밀가루 대비 버터 함유량에 따라 브리오슈를 부자-중산층-가난한 자의 것이라 3단계로 분류한다.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피터 라인하트의 책에서는 각각 88%-50%-23.5% 수준이다. 포장의 ‘버터 10%’ 딱지의 기준은 아무래도 전체 중량일 것이다. 그럼 답이 대강 나온다. 이것을  브리오슈라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먹어 보면 감촉이나 감칠맛은 크림에서 나온다는 느낌이다.

IMG_1362하지만 이름을 제쳐놓고 적당히 풍부한 식빵이라 여긴다면 괜찮다. 656g에 5,490원. 소위 ‘가성비’가 훌륭하지 않은가. 그냥 먹기에도 나쁘지 않지만 브레드 푸딩의 바탕으로 잘 어울릴 것 같아 만들어 보았다. 빵을 썰어 일단 한 번 구워 수분을 들어낸 뒤(말린 빵은 수분이 사라진 것이 아니므로 브레드 푸딩이나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면 다시 질척거린다), 1/5 정도를 빼고 커스터드에 30분 정도 담가 둔다. 이를 팬에 담고 남긴 빵을 군데군데 얹고(질감의 대조를 준다) 설탕과 계피를 솔솔 뿌려 굽는다. 건포도가 표면에 보이는 건 실수 때문이다. 커스터드에 완전히 섞어서 팬에 담아야만 하는데 설탕까지 뿌린 다음에서야 까먹었음을 알았다.

IMG_1403물론 브레드 푸딩조차 이보다는 풍부한 빵을 쓰기는 한다. 더 풍성한 브리오슈나, 아니면 계란을 많이 쓰는 할라(challah)로 만든다. 브레드 푸딩을 만들기 위해 빵을 굽는 건 사실 낭비일텐데, 이런 빵을 사다가 풍성하게 만들어 파는 디저트 가게나 카페는 본 적이 없다. 만들기 어렵지도 않고, 가정식 열풍 속에서도 제대로 된 미국 가정식 디저트, 즉 이중 크러스트 파이나 이런 브레드 푸딩 같은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설픈 마카롱보다 이런 디저트가 더 맛있을 수 있건만.

12 Comments

  • wood pigeon says:

    카, 브레드 푸딩 나왔네요. 츄릅.
    영국의 클래식 디저트이기도 합니다. 컴포트 푸드 중의 컴포트 푸드.
    어설픈 마카롱보다 낫다는 데 동의합니다.
    제 입맛엔 프렌치 토스트보다도 낫더군요.
    영국에서는 가정집에서건 영업집에서건 수퍼마켓에서건 흔히 보입니다.
    오븐에 구워서 따끈하게 내야 하기 때문에 디저트 가게나 카페에서보다는
    식당에서 후식으로 내는 일이 더 많습니다.
    가정에서는 레프트오버 빵 처치 차원에서 만들어 먹고 영업집들은 새로 구워서 씁니다.
    집에서는 먹다 남은 흰빵을 슬라이스 해 (아니면 이미 슬라이스 된 식빵을 쓰던가)
    버터 ‘듬뿍’ 발라 큰 직사각 오븐 용기에 켜켜이 배치한 뒤 커스타드 부어 굽는데,
    이 슬라이스마다 버터 일일이 바르는 게 귀찮은 사람은 그냥 버터 함량 높은 브리오쉬 로프를
    새로 사다 썰어서 쓰기도 합니다.
    영국음식을 내는 헤스톤의 에서는 몽키브레드와 브리오쉬를 결합한 브레드 푸딩을 냅니다.
    (이름 “Tipsy Cake”)
    이 집 시그너춰 디쉬 중 하나인데 제 인생 최고의 브레드 푸딩이었습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저도 집에서 한번 만들어 먹어봐야겠어요.
    가만, 오늘이 벌써 3월1일이잖아.

  • wood pigeon says:

    bluexmas님, 글을 등록하고 나니 꺽은 괄호() 안에 들어간 글자가 사라지네요.
    헤스톤의 식당 이름은 “Dinner”였습니다.

  • wood pigeon says:

    어? 아예 꺾은 괄호 자체가 등록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쉼표와 마침표 위에 있는 괄호를 말합니다.
    본의 아니게 글 도배해서 죄송합니다.

    • 대건 says:

      그 꺽쇠는 보통 html 태그에 사용되어서 사이트 보안 문제로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하시라고 댓글 남겨봅니다. ^^

  • 568 says:

    당신의 글은 참 읽기 좋군요. 종종 들르고 싶네요.

  • 빠블로 says:

    저도 먹으면서 ‘이게 브리오슈?’ 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댓글은 잘 안쓰지만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지나가다 says:

    브리오슈.. 일정 기간만 판다고 들었는데 계속 파는군요. 이즈니버터가 냉장이다보니 유통기한이 짧지요.그렇다고 수입을 중단할 수도 없고.. 해서 나온 물건인 듯 싶은데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라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 capri says:

    냉동에 있는 브리오쉬 내일 프렌치 토스트 해 먹으려 생각하던중에 이런 포스팅을 보네요..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음식이 많이 나와서 친근하고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 많네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