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브레드 피트-벚꽃 앙금빵과 특수 재료(?) 맛 불어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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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여의도 브레드 피트에서 벚꽃철에 한정으로 앙금빵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주워 들어서 오랜만에 들렀다. 꽤 인기가 좋은지 하루에 백 개 만드는데 금방 팔린다고. 그날 마지막으로 네 개 남은 걸 사왔다. 3,000원. 벚꽃 날리는 여의도를 걸어 이런 빵을 사러 가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경남 어딘가의 지방에서 벚꽃을 따서 소금에 절여, 앙금빵에 얹었다고 한다. 일단 그렇게 얹은 꽃의 향은 굉장히 좋아서, 비록 한 송이 뿐이지만 빵을 먹는 내내 인상을 좌우할 정도는 된다. 다만 먹을 것을 염두에 두고 소금에 절였을 텐데, 일단 감촉도 나쁘고 잘 씹히지 않아서 안 먹는 게 낫다. 한편 팥앙금은 다소 질은데 남아 있는 껍질과 질감 대조는 나쁘지 않다. 단맛은 좀 강한데 꽃의 향을 생각하면 균형은 맞는다. 한편 예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우유 크림빵의 것과 같은 빵은 여전히 설익고 질은 느낌이다. 이만큼만 굽는 건 분명히 의도적인 것이라 생각하는데 난 그리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는다. 이렇게 어쩌다 한 번 먹는다면 넘어갈 수 있지만,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다.

이 빵을 먹으면서 특수하다면 특수할, 벚꽃 같은 재료의 맛내기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이 경우처럼 말려서 장식 반, 향내기 반으로 얹는 것도 좋은 전략인데 1단계라고 본다. 그럼 다음 단계로는 어떤 게 있을까. 소금에 절여서 먹을 수 있도록 처리를 한다면 끓여 물을 우려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걸로 반죽을 하거나 팥을 삶을 수 있다. 이를테면 바닐라나 시트러스 껍질 등의 맛을 우려내는 것과 흡사하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다면 좀 더 적극적인 요소를 개입시키는 것 또한 고려할 수 있다. 강한 맛의 벚꽃 추출액이나 리큐르로 향을 강하게 내거나, 아예 색소를 써서 색도 강하게 내는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재료가 일부에서 꺼리는 ‘첨가물’과 같느냐는 것. 나는 기본적으로 페이스트리-디저트 자체가 굉장히 인공적인 분야라고 생각하므로, 색소나 기타 등등의 첨가물 쓰는 것 자체를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효모나 베이킹 파우더처럼 기본적으로 공기를 불어 넣는 재료 또한 첨가물이고 인공적이라면 인공적이다. 벚꽃의 맛과 향을 불어 넣고 싶은데 원래 재료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뉘앙스를 내지 못한다면, 전문적으로 맛이나 향을 농축시켜 파는 추출액 같은 걸 써도 문제가 없다(사실 앙금의 색이나 향의 강도-일반적으로 벚꽃엔 별 향기가 없다고-를 생각하면 추출액 종류를 쓰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지만, ‘첨가물’을 쓰지 않는다는 걸 내세우는 브레드 피트의 경향을 생각하면…).

다음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아예 모양을 벚꽃처럼 만드는 것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모양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위에서 언급한 전략 가운데 한 가지를 통해 맛이나 향 또한 벚꽃이든 뭐든 대상을 닮아야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단풍빵이니 하회탈빵, 죽순빵처럼 모양은 대상을 닮았지만 맛은 거의 전혀 그렇지 않은 것들은 많으니 일본처럼 벚꽃빵 같은 것도 나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양갱은 또 어떤가. 꽃 우린 물 등등에 리큐르 등을 섞어 꽃잎 틀에 부어 식히면 만들 수 있다. ‘케이디’ 같은 한국식 디저트 만드는 곳에서도 벚꽃 다식 같은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오랜만에 생각나서 찾아보니 문을 닫은듯. 작년 추석인가 선물 세트를 사먹었는데 괜찮았다).

어쨌든, 이 빵도 그렇고 당고집에서도 벚꽃 얹은 당고를 내는 것 같던데 이 정도에서 그칠지 아니면 언급한 다음 단계의 디저트를 빠른 시일 내로 볼 수 있게 될지 궁금하다. 물론, 다음 단계로 가려면 기술도 그만큼 필요하다.

사족: 분명히 오븐에서 갓 나왔을 때는 팽팽했을 텐데, 이렇게 쭈글쭈글해지는 걸 막을 방법은 없을까? 구멍을 뚫어야 할텐데, 그래서 쭈글거리지 않는 빵과, 구멍을 안 뚫었으나 쭈글거리는 빵 가운데 어떤게 더 못생긴 걸까.

1 Comment

  • Chelsea says:

    빵반죽의 설익은 질감이란 표현에 동의합니다. 잘 구운 빵의 표면이 아니라 덜 익힌 찐빵 반죽 같아요.
    말씀하신 벚꽃빵은 진해에서 판매중인게 있다고 합니다. 벚꽃풍미가 도드라질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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