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꽃

왜 피를 뽑으러 가는 날은 대개 궂을까. 그것도 무려 월요일이라니. 금식한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 발걸음이 무거운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는 이번에야말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말하자면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갔다. 선생님이 유난히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 본다고 느꼈다. 돌아오는 길엔 비가 꽤 내렸다. 나온 김에 장을 봐서 양손이 무거웠으나 꽃을 꼭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