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추석의 포도

추석 직전에 포도를 한 상자 사놓고는 또 옛날 생각을 했다. 초등학교 4학년때 영세를 받았고 그 이듬해에 벌어진 일이었으므로 1986년의 추석 직전 토요일 오후였다. 아버지가 포도 두 상자를 형제 앞에 내밀고는 쪽지를 건네주었다. 두 사람의 영세 대부 집의 연락처와 주소가 적혀 있었다. 지금부터 집을 나가서 두 집에 연락을 하고 찾아가서 추석 선물인 포도를 전달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샤인머스캣의 몰락

샤인머스캣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어느 날 지갑을 활짝 열어 젖힌 채로 백화점에 갔다. 가장 비싼 샤인머스캣을 살 심산이었다. 요즘 샤인머스캣의 상태가 나쁘다는 여론에 ‘제철에 제대로 된 것을 먹으면 괜찮다’는이야기를 들은 뒤였다. 과연 그럴까? 정말 순수하게 궁금했다. 그렇게 한송이 정가 6만원이 넘는 걸 할인가 2만 5천원에 사왔다. 정가에도 사왔을사냐고? 물론 그렇다. 하지만 맛을 보니 물음은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