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

미식의 이해(19)-한식 파인 다이닝의 과제

동어반복.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의도적인 재활용도 싫지만 멀건 국물이 나올 때까지 같은 소재를 우려 먹는 건 더 끔찍하다. 하지만 이달에는 부득이 동어반복이 필요하다. 물론 변명의 여지는 있다. 썼으되 공개는 못한 말의 반복인데다, 큰 그림을 보면 사실 주제가 동어반복이다. 즉, 이번 달의 칼럼은 동어반복에 대한 동어반복이다. 시계를 3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꼭 3년 전의 4월이다. 2월호의 ‘물약병’을 낸...

미식의 이해(13) – 파인 다이닝과 격의 일치

레스토랑 예약을 위해 전화를 돌린다. 아뿔싸, 녹음메시지가 나온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오늘도 고객님의 맛있고 건강한 미식 경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저희 000레스토랑에 전화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최고급의 재료와 정상급의 솜씨로…’ 아아. 직원이 전화를 받기까지의 찰나에 나는 망설인다. 이런 싸구려 메시지라니, 안 가봐도 수준을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열이라면 일곱, 여덟 군데의 레스토랑에서 이런 식의 안내 인사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