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 스웨터

제이크루 캐시미어 스웨터

지난 번에 스웨터는 가고 실만 남았다고 썼는데, 알고 보니 스웨터도 남아있었다. 바지를 거국적으로 버리려고 주섬주섬 챙기는데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지도 오래 되었지만 어차피 보풀이 너무 많이 일어 입기 어려운 상태였다. 과거의 물건을 발견할 때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이 미워하는 자신을 받아들이며 살기란 언제나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제이크루 캐시미어 스웨터의 예비 털실

‘거쳐 갔다는 건 알지만 이제 더 이상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가 요즘 매일 쓰고 있는 ‘버리는 물건’ 이야기의 핵심이다. 가장 좋아했던 스웨터에 딸려 온 예비 털실인데, 입었던 시기는 이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지금보다 몇십 킬로그램 덜 나갈 때, 그러니까 인생에서 두 번 존재했던 대규모 다이어트에 한창 성공했었던 때였다는 건 아직 기억한다. 그렇다면 삼십대 초중반이었을 것이다. 색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