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연희동] 피터팬1979-팥 버터크림 카스테라의 내적 갈등

버터크림이라고 그래서 망설이다 집어 들었는데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대신 무르지 않은 팥이 카스테라의 조직을 촘촘히 채우고 있었는데,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굳이 필요하다고도 느끼지 못했다. 완성도를 높이자면 팥과 버터크림 가운데 하나는 덜어내야할 것으로 보였고, 후보는 당연히 팥일 수 밖에 없었다. 이왕 손을 댄다면 카스테라도 한 켠 덜어내고 버터크림을 그만큼의 두께로 채워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애초에 그런...

떡 같은 빵, 빵 같은 떡

서촌에서 다소 괴기한 가게를 발견했다. 일단 빵집인지 떡집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찹쌀 브라우니나 흑임자 ‘크러스트’의 치즈케이크, 각종 쌀가루 쿠키를 파는데, 또 매장 한 켠에서는 시루에 떡을 찌고 있었다(추운데 가게 문을 활짝 열어 놓아서 물어보니 떡을 찌느라 실내에 김이 서려서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 그런 가운데 내부는 흰 대리석의 현대적인 분위기였으며 상호는 프랑스어였다. 그런게 무슨 문제냐 맛만 있으면 되지…...

소설 속 그 요리 (2)-박민규의 ‘카스테라’

문학-영화-미술-음악 등등 예술 전반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는 글 거리이고 나도 쓰고 싶지만 요즘 많이 나왔으므로 그저 기고 기회가 있을 때나 만지작 거린다. 몇 년 전 모 매체에 6개월 정도 연재했던 글인데 내가 했던 일들 치고는 드물게 고료 때문에 애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쉬는 기간에 긁어서 올려 보겠다. 참고로 1편은 예전에 올렸던 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