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재회

늦게 일어나 청소와 설거지를 마치고 이태원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지하철에서 이리저리 뒤져 음악을 고르다가, 오랜만에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1악장을 들었다. 아직 발을 들여놓을 필요를 못 느끼는 세계의 음악이라, 이렇게 겨울에만 듣는다. 물론 아무 것도 모른다. 하지만 듣고 있노라면 기실 한 번도 제대로 보지는 않는 영화가 생각난다. 눈발이 날리는 사이로 코트를 입고 모자를 쓴 사람들이 엇갈린다. 재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