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난치병의 끝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이붓고 병원에 들렀다. 한주일 내내 점심약을 먹지 않았다고, 이제 빼도 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약 다섯 달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지금껏 쓰지 않았던 마지막 한 꼭지를 입으로 크게 말하면서 써내려갔다. 그.렇.게.라.면.은.국.민.음.식.으.로.자.리.잡.았.다. 공교롭게도 책의 본문을 여는 글이었다. 어제의 일이었다. 탈고 11개월 만에 온갖 표류의 과정을 겪고 원고의 수정을 한 차례 더 마쳤다.  타임시트를 들여다...

95%

원고를 다시 한 번 떠나 보냈다. 올 5월 처음 떠나 보냈을때 그는 85-90%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었다.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11월에 책이 나올 수 없게 된 이후, 자학하는 심정으로 한 번 더 윤문하다가 급한 번역 프로젝트 때문에 잠시 또 손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보내야 할 상황이 되었으므로 며칠 동안 바짝 보고 고쳤다. 이번 윤문은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