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룸

‘식탁 음악’ 플레이리스트(3) [2001~2010]

이 시기는 의외로 기억이 선명하게 나지 않는다. 어쩌면 환경 자체가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충 아무 주파수에 라디오를 맞춰 놓아도 들을만한 음악이 나왔고, 시내에는 정말 큰 타워레코드가 있었으며, 서점에는 미국은 물론 영국의 음악잡지도 널려 있었다. 말하자면 ‘본토’였으므로 음악을 정말 원하는 만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살았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식탁 음악’ 플레이리스트 (1) [~1990]

책을 쓰고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음악의 편입이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면 들으면서 읽을 때 감상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물론 ‘식탁에서 듣는 음악’은 독립적인 책을 처음부터 지향했지만 보충 자료의 유무에 따라 읽는 즐거움이 달라질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고도 생각했다. 하나의 책으로 두 가지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니까. 여러 가능성이...

식탁에서 듣는 음악

다음은 새 단행본 ‘식탁에서 듣는 음악(워크룸 출간)’의 미축약판 머릿말이다. 1987년 말, 아니면 1988년 초였다. ‘황인용의 영팝스’에서 흘러 나오는 오르간 전주(*)에 나는 숨을 멈추었다. 무슨 노래지? 기억 속에서 멜로디를 열심히 더듬으려는데 경쾌한 통기타 반주가 흘러 나왔다. ‘음, 당신의 몸을 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모두의 몸이 당신 같지 않다는 걸 알아요.’ 조지 마이클의 ‘믿음(Faith)’이었다. 와,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