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가짜 과거와 팥빙수라는 퇴보

며칠 전 백화점 꼭대기에서 저녁을 먹고 바로 정면에 빙수 가게가 보이기에 발을 들였다. 멀리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입을 가시고 싶었다. 그게 백화점이나 쇼핑몰 같은 공간에서 제시하는 푸드코트의 장점 아니겠는가. 그러나 빙수를 먹고 입을 가시기는커녕, 한층 더한 텁텁함으로 입과 혀를 덮었다. 팥은 뜯어보면 분명히 단맛이 두드러지는데 뭉툭하고, 그 아래 깔린 빙수는 우유라고 보기 어려운 흰 액체를 얼린...

설빙-인절미 빙수와 ‘UX’의 문제

갔노라, 보았노라, 먹었노라. 그리고 참혹하게 사레들렸노라.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는 설빙에서 처음 인절비 빙수를 먹고 난 소감이다. 간단히 말해서 생각 없는 음식이고, 시간을 들여 글을 쓸 가치도 없다. 하지만 예상처럼 이런 의견을 어젯밤 트위터에 밝히자 적어도 예상 만큼의 폭발적인 반응을 맛보았다. 그 반응에 성원하고자 글을 보태겠다. ‘생각 없다’라고 평하지만 이 빙수가 계획의 산물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유(든...

돔페리뇽 빙수-실패한 고급화의 전형

‘Proof is in the pudding’이라는 표현이 있다. 역사가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All the proofe of a pudding, is in the eating’라는 의미다. 즉, ‘먹어봐야 안다’라는 뜻이다. 원래 음식이라는 게 이렇지만 굳이 안 먹어봐도 되는 것들도 많다. 특히 비싼 음식일 경우, 컨셉트가 잘못되었다면 그렇다. 매체에서 이 돔페리뇽 2004 빈티지 빙수에 대한 기사를 보았을때도 그렇게 생각했다. 잘못된 고급화...

[홍대앞] 옥루몽- 그릇이 아까운 분유빙수

[홍대앞] 옥루몽- 그릇이 아까운 분유빙수

사실 빙수를 즐겨먹는 편은 아니다. 시원하다기보다 차갑고, 또 대부분 텁텁하도록 달다. 더위를 달래줄 먹을거리는 그게 아니라도 얼마든지 많다. 특히 줄까지 서야 한다면 더더욱 먹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백만번 쯤 지나다녔으면서도 옥루몽의 빙수를 어제 처음 먹어봤다. 기다리고 싶지 않아 냉방 안되는 가게 앞자리를 택했지만, 그나마도 빙수가 오래 걸려 기다려야만 했다. 굳이 빙수를 즐겨 먹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