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벚꽃
아, 작년엔 경주에 갔었지. 아주 늦게서야 기억해냈다.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연습도 제대로 못해서 5km쯤에서 포기하고 걸었으며 꽤 오랫동안 써왔던 손수건을 흘려 잃어버렸고 결승점에서 파란 토마토를 사와 집에서 튀겼으나 단맛이 너무 강했다. 대회 진행은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벚꽃만은 아름다웠다. 올해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봄이네. 꽃이 피었군. 심드렁했달까. 어딘가 가고 싶지도 않았고, 이미 생명이 다한 꽃은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