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와 대체육의 시대
작년 말에 낸 아홉 번째 단행본 ‘맛있는 소설’에는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소재 삼아 쓴 글이 있다. 아는 이는 알다시피 ‘맛있는 소설’은 소설 속 음식 이야기를 담은 책이고, 그렇다면 ‘채식주의자’ 이야기를 하지 않기가 여러모로 힘들다. 그래서 접근했는데 원작의 엄중함에 누를 끼치지 않으면서 똑같이 엄중해지지 않으려고 고민을 꽤 많이 했었다. 여느 때처럼 뜨개를 하고 들어와서 잠깐 눈을...
작년 말에 낸 아홉 번째 단행본 ‘맛있는 소설’에는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소재 삼아 쓴 글이 있다. 아는 이는 알다시피 ‘맛있는 소설’은 소설 속 음식 이야기를 담은 책이고, 그렇다면 ‘채식주의자’ 이야기를 하지 않기가 여러모로 힘들다. 그래서 접근했는데 원작의 엄중함에 누를 끼치지 않으면서 똑같이 엄중해지지 않으려고 고민을 꽤 많이 했었다. 여느 때처럼 뜨개를 하고 들어와서 잠깐 눈을...
1. 작은 아씨들(루이자 메이 올컷) ‘절인 레몬의 비밀’ 2. 운디드니에 나를 묻어주오(디 브라운) 백인 미국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침탈하는 이야기를 빼곡하게 담은 ‘운디드니’를 읽고 나면 미국인들이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추수감사절과 칠면조를 중심으로 한 식탁이 대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절감하게 됩니다. 제가 겪은 추수감사절의 식사와 칠면조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이렇다. 백인들이 미국 원주민과 유명무실한 조약을...
‘맛있는 소설’은 새옹지마와 전화위복의 결과물이다. 2019년 여름께, 한 방송국으로부터 교양 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받았다. 주제를 정해 일련의 강연 영상을 제작하고 책도 출간하는 기획이었다. 좋은 기회라 생각했으므로 선뜻 응했고, 소설 속의 음식을 탐구하는 기획을 제안했다. 당시 이미 일간지에 영화 속 음식을 살펴보는 격주 연재(‘필름 위의 만찬’)를 시작한 상황이었다. 말하자면 비슷한 접근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콘텐츠였다. 프로젝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