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

[고기리] 장원 막국수-‘히든 메뉴’ 들기름 막국수

‘환경까지 감안하면 먹으러 가라고 권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써놓고 장원 막국수에 또 갔다. 마침 근처에 갈 일이 생겼는데 들기름 막국수가 궁금했다. 그 전의 방문에서 김치를 너무 맛있게 먹어 사오기까지 했는데, 2주 넘는 기간 동안 두고 다 먹을 때까지 맛이 변하지 않고 신맛만을 아름답게 더해갔다는 사실도 거들었다. 소위 ‘히든 메뉴’라는 들기름 막국수는 신선하고 고소한 들기름...

[고기리] 장원막국수

좀 신기한 음식이었다. 엄청나게 깔끔해 보이는데 국물이 말도 안되게 두텁고, 기능보다 미적인 역할을 맡는 고명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완결성을 못 갖춘 느낌을 풍겼다. 그나마 윗둥과 아랫둥이 각각 확실하게 다른 질감을 주는, 깔끔한 신맛을 풍기는 배추김치가 그냥 나오고, 고명+a의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수육을 1인 6,000원 정도로 큰 부담 없이 더할 수 있어 얼추 무마는 된다. 말하자면 막국수 한...

동치미의 미학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메밀면에 매운 양념을 끼얹었다. 그럼 막국수는 좋든싫든 완성된 것이다. 그런데 동치미 국물을 “세 국자 쯤” 끼얹으라고 한다. 양념은 국물에 섞어 묽어지지만 매운맛은 그대로 남아 있다. 게다가 동치미 국물은 달다. 꽤 단데, 그렇다고 달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제대로 익었는지 발효로 인한 켜가 한 자락 진하게 깔려 있었다. 세 가지 맛의 충돌을 마치 남의 일이라도...

양양의 막국수와 2018년 한식의 과제 2선

양양에서 막국수 한 사발을 먹다가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한식의 개선을 위한 일종의 제안이다. 맞다, 이미 500쪽 넘게 관련 주제에 대해 책을 쓰기는 했다. 심지어 맨 끝에 추리고 추려 20선의 제안 또한 따로 소개했다. 하지만 그게 끝일 수는 없다. ‘한식의 품격’에서는 음식과 맛에 집중했을 뿐이고, 사실 그 밖에도 개선 과제는 얼마든지 많다. 총체적인 경험을 다만 조금이라도 낫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