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옥

[양재동] 로스옥-냉동 고기의 숨은 미덕?

아주 얇지는 않게 저민 등심 접시를 앞에 놓고 세 가지를 생각했다. 1. 마이클 폴란은 ‘고기는 냉동으로 인한 열화가 크지 않다(거의 없다?)’며 가급적 대량의 고기를 사다가 소비할 것을 권했다. 그처럼 돼지 반 마리를 사다가 소비할 수는 없지만, 덩어리가 큰 고기를 살 수록 이득이기는 하다. 가공비가 빠지니 아무래도 가격이 조금이라도 내려가고, 칼질을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용도에...

(고깃집의) 찌개

나고 자라 20년을 붙박이로 살았지만 수원의 갈비가 그다지도 유명한지는 몰랐다. 그건 아마도 외식을, 특히 직화구이로 잘 하지 않는 ‘가풍’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뫄뫄 가든이니, 갈비니 하는 집들이 꽤 많기는 많았다. 그리고 언젠가 집 근처의 본수원 갈비에서 그 드문 직화구이 외식을 했을때, 고기도 고기지만 불 위에 바로 올려 놓는 된장 뚝배기가 어린 마음에 굉장히  인상적으로 남았다. 내 식탁을...

파무침의 한탄

먹은 경험 전체를 서술하는 것도, 한 가지 음식에 대해 논하는 것도 이제 좀 지겹다. 알고 있다. 직업인이 지겹다고 푸념해봐야 좋을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겹도록 지겨움을 들먹이는 건, 각 음식과 음식점이 드러내는 문제 또는 단점이 확실한 패턴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어디나 문제는 거의 똑같고, 개념과 원리를 생각할 계기 또는 동기의 부재가 원인이다. 그래서 때로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