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2)- 계란 까기와 반지성주의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 까 본 계란을 그래도 하수구에 흘려 보냈다. 하지만 이제 희미한 가운데서도 제대로 깠다는 기억이 남아 있으므로 이제 생각보다 마음이 아프지는 않다. 식재료로서 가장 확실한 생명의 상징인 계란을 낭비했다는 유년의 죄책감 같은 것 말이다. 아니, 계란을 제대로 까는 방법이라는 게 있기는 한가? 그렇다. 계란의 겉면을 ‘껍데기’라 일컫는다. 한국어에서 ‘껍질’은 무른 표면, ‘껍데기’는 단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