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

블로그를 십오 년 동안 꾸려오면서 3월 및 9월 1일에는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 ‘3월이 봄의 시작이 아니고 9월이 여름의 끝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마음을 조금 누그려뜨려도 될 것 같다. 겨울이 그만큼은 따뜻했기 때문이다. 물론 큰 비중으로 처음으로 영접한 롱패딩과 수면양말 덕분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선방한 난방비가 단지 둘의 공헌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많이 걸은 겨울이었다. 거의 매일 1만보...

학기의 끝

나쁜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된다. 정확하게 그러했다. 어젯밤, ‘어쩌면 토너가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딱 두 장 출력하니 뚝 끊겼다. 적어도 50장은 출력해야 하는데. 퀵으로라도 수배해 집에서 출력할까, 전화를 몇 군데 돌려보다가 깨끗이 포기하고 동네 사무용품 매장에 가서 출력해 바로 택배로 보냈다. 한 장당 50원. 그렇게 학기가 오늘로 끝났다. 매주 월-화요일이면 늦잠자다가 강의 시간을 넘겨 일어나는 생각에...

8월의 끝과 중국냉면

며칠 전 썼다시피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적어도 보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래도 8월과 9월은 다가오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래도 9월로 넘어오면 조금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8월의 마지막을 중국냉면으로 기렸다. 변덕스러운게 사람 마음이라 했듯, 그 보름 뒤면 맛도 지금만큼 반갑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올해의 7, 8월의 총평은 한마디로 ‘이만하길 다행’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정말...

여름의 끝

은 물론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그냥 나만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다. 이제 여름이 가고 있구나, 곧 끝이 찾아오겠구나- 라고.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환상이다. 오랜만에 낮에 집을 나서며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제 집에서는 선풍기조차 틀 필요가 없는 시간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다가, 지난 주에는 해가 진 다음 아니면 아예 한밤중에만 나다녔다. 햇살은 분명 가을에 가까워진 만큼 바랬지만 그렇다고 뜨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