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십 년

의식적으로 일자를 기억하며 살지 않았다. 되려 정반대였다. 웬만하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지난 구 년 동안 나는 요맘때면 ‘그렇군’ 정도까지만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다. 기억은 물론 인정조차 하고 싶지 않은 때가 많으니까. 그렇지만 올해가 돌아온지 십 년째임은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가운데, 최근 이사를 위해 짐을 정리하다가 돌아오는 항공편의 정보가 인쇄된 종이를 발견했다. 그런 것까지 껴안고 살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