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23

[풀무원] 생소면-막강한 변성전분

그렇지 않아도 요즘 각종 밀키트에 생소면이 딸려 나오는 걸 보았는데 마트에 풀무원 제품이 나와 있기에 사다가 콩국수를 말아보았다. 3분이면 건면 가운데서도 세면보다 많이 삶는 건데 상당히 딱딱했다. 변성전분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듯. 변성전분(modified starch)이란 영어명처럼 전분을 물성 변화가 좀 더 적거나 늦게 벌어지도록 화학적으로 처리한 전분으로 버블티의 알갱이에 쓰이는 애로우루트 가루 등으로 만든다. 요즘은 라면의...

[동교동] 홍대순대국-김치와 밥의 균형

근처에서 영화를 보고 배가 너무 고파서 별 생각 없이 찾아 들어갔다가 작은 감동을 받았다. 한식의 핵심이자 균형을 잡는 요소인 김치와 밥이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김치, 특히 깍두기의 신맛이 두드러질 정도로 익어 맛의 균형을 잘 잡아주니 순댓국이 기름지거나 느끼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익지 않은 대신 고춧가루의 자극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김치를 늘 먹다 보니 이토록...

‘필름 위의 만찬’ 연재 종료

지난 6월 10일을 마지막으로 격주 토요 연재 ‘필름 위의 만찬’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1년(26화) 끌어가면 성공이다’라고 생각했는데 4년 동안 영화 아흔 여덟 편 속의 음식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 관심 가져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원래 ‘필름 위의 만찬’은 약 십 년 쯤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기획입니다. 막연하게 ‘영화 속 음식 이야기를 쓰면 재미있지...

켈리-현재 한국 맛의 징후

켈리를 마셔 보았고 너무나도 예상했었던 맛이라 놀랐다. 이제 ‘국맥’을 놓고 덮어놓고 맛없다고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보다 각각의 맛없음이 무엇과 어떻게 닿아있는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켈리의 맛없음은 현재 한국에서 추구하는 맛과 닿아있다. 단맛을 내세운 느물거림, 소위 ‘에지’가 없는 요즘의 한국 맛을 켈리는 잘 맥주로 잘 구현했다. 그렇기에 한편 놀랍다. 현재 한국의 음식과 맛에는 덜어주고 잘라주는 맥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