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021

[용산] 루 블랑-접시와 식탁과 맛의 상관 관계

오랜만에 지인과 만나 수다 떠는 자리였으므로 본격적인 리뷰를 할 생각은 없고, 머릿속에 계속 머무는 생각 하나만 정리하고 싶다. 접시와 음식의 맛에는 상관 관계가 있을까? 루 블랑의 자리는 대부분이 2인용 식탁으로 공간이 넓지 않은데, 그래서인지 음식을 거의 꽉 차게 낸다. 일단 음식이 너무 꽉 차게 담겨 있는 상황 자체 만으로 편안하지 않다는 느낌이 살짝 드는데, 실제로도 먹어보면...

[파주] 교하제면소-이것이 모범적 현대 한식

문자로 안내를 해주는 시스템이 딸린 별도의 대기 공간에 극히 단순한 메뉴, 잽싸게 할 일만 하는 접객, 병입 생수로 나가는 물, 투덥지만 가벼운 대접… 일단 여건만 놓고 보아도 교하제면소는 한식 현대화의 모범 답안 같은 여건을 갖추었다. 그렇다면 맛은? 일단 뼈 칼국수(9,000원)의 핵심인 살이 젓가락만 대면 탈출할 기세로 잘 익어 붙어 있음을 발견하고 기립박수를 칠 뻔 했다. 면은...

[마곡동] 의정부 평양면옥-계란 지단의 맥락과 흐려진 육수

주문하며 계보를 물어 보았더니 ‘의정부 평양면옥 할머니 막내딸의 도곡동 매장에서 일했던 사람’이 낸 매장이라고 한다. “승인”을 받아 매장을 내고 상호를 쓰고 있다고. 취향도 아니고 면발도 과연 (재료 배합이 낳는 결과의 차원에서) “평양”냉면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큰 그림을 보면 다양성에서 한 몫 하기에 의정부 계열의 지분을 의미있다고 여긴다. 그런 가운데 이 냉면에서는 변화를 주기 위해서인지...

[연남동] 페퍼민트 패티-점멸하는 맛

옛 몽고네 혹은 그 옆집 공간에 있는 페퍼민트 패티에서는 ‘스매시 버거’를 낸다. 스매시 버거(smash burger)는 이름처럼 번철에 올린 패티를 뒤집개 등으로 꾹 눌러 모양을 빚는 동시에 표면을 강하게 지져 만든다. 따라서 둥글넓적하게 모양을 미리 잡아 놓지 않은, 구형의 고깃덩이를 번철에 올려 모양을 잡는 동시에 굽는다. “육즙”이 촉촉하게 살아 있는 상태보다 표면이 바삭한 웰던이 스매시 버거의 지향점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