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21

유난히 쓸데 없는 음료 2종

틈틈이 편의점 냉장고를 뒤져 마셔온 쓸데 없는 음료들 가운데 그 쓸데 없음이 특히 두드러지는 2종을 골랐다. 1. 귤 먹은 여우티 팥과 늙은 호박까지는 좋다고 생각해서 집어 들었는데 마셔보니 현미와 귤향이 치고 올라와 망했다. 사실 현미까지는 팥과 호박에 묻어갈 수 있는데 구수함의 끝을 타고 느닷없이 귤향이 치고 올라와 더할 나위 없이 역해진다. 구수함에 상큼함으로 균형을 맞춰보겠다는 취지는...

글쓰기(1)-일상에 스며드는 글쓰기

답답함이 쌓이다 못해 쓴다. “자아가 깨어” 창작이 하고 싶어졌다는 사람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것저것 시도해보았는데 잘 안 됐고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는데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던가. 그래서 제안을 했다.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서 아무거나 쓰라고. 오늘 먹은 밥이 맛있었다거나, 기분이 별로였다거나 하여간 뭐라도 좋다고 했다. 다만 한 번 글을 쓰기 시작했으면 아무리 아닌...

파스퇴르 우유는 시대를 역행하는가

마트에 갔다가 리뉴얼된 파스퇴르 우유를 보고 놀랐다. 병 전체를 감싼 비닐 포장이라니, 이렇게 시대를 역행할 수가 있는 걸까? 생수 업계를 필두로 앞다투어 불필요한 포장을, 홍보의 일환으로라도 줄여 나가는 판국에 예전보다 더 많은 포장재를 쓰다니. 기존 포장재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지라 대체 어떤 의사결정으로 이런 제품이 나왔는지 궁금해졌다. 심지어 더 큰 1.8리터들이는 포장이 바뀌지도 않았다(애초에 손잡이가...

[수원 광교] 르 디투어-공간과 빵의 규모 논리

세계적인 상을 받은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수원 광교의 카페 ‘르 디투어’에 가봤다. 1층의 평상이나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의 데크 등 실내에서 적절히 벌어지는 놀이가 재미있는데, 공간 자체가 인간의 규모보다 훨씬 커서 압도하는 경향이 조금 있다. 넓기도 하지만 층고가 높으므로 소리가 울려서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카페로서의 역할은 맡기 힘들어 보인다. 내부는 괜찮지만 외부의 “노출 콘트리트”는 예산을 절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