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1

[피코크] 그릭 요거트-요구르트의 출발점

그릭 요구르트(표준어다)가 상륙했다고 한국의 농후발효유계가 더 좋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 일반 요구르트가 젤라틴으로 밀도를 높인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 위에 그릭 요구르트를 쌓아 올린다고 더 맛있거나 즐거워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실 사상누각이라는 말에 충실할 정도로 국내의 그릭 요구르트 상태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피코크 상표를 달고 나온 매일의 그릭 ‘요거트’가 좋은 방증이다. 그리스식을 표방하지만, 사실 이런 밀도라면 일반적인...

왜 쓰는가

일에 대한 전반적인 나의 태도랄까, 그런 것들에 대해 한 시간 동안 이야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재삼 생각했다. 내가 왜 쓰더라? 그냥 이것 밖에 남은 게 없어서 쓴다. 또또또 지난 일을 또 이야기하지만 안 할 수가 없다. 그만큼 삶에 큰 영향을 미쳤으니까. 하여간, 그때 나는 느꼈다. 어떤 부분의, 일정 비율의 죽음을. 나는 그냥 이대로 쭉정이 husk로 살겠구나 생각했다....

선 세게 넘은 두꺼비

동네 홈플러스에  딸기를 사러 갔다가 그냥 넋이 나가 버렸다. 두꺼비, 너 이제 선 넘었다. 진로 방향제라니! 아주 그냥 세게 넘어버렸네. 혹시 소주향일까 궁금도 했지만 확인까지 해보고 싶지는 않았다. 모에화를 넘어 술과 이런 수준으로 무관한 상품이 나왔다면 지갑을 열어주면 안된다. 고백하건데 나 자신 또한 두꺼비의 귀여움에 완전히 등을 돌리지는 못했다. 아무런 쓸데가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비비고] 코페르니쿠스적 생선구이

삼면이 바다인데다가 전국이 택배 일일생활권인 우리지만 정작 실생활의 차원에서 제대로 된 생선을 먹기가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를 헤아려 보면… 이 비비고의 즉석 생선구이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코페르니쿠스적인 식탁의 선택지이다. 생각해보자. 식탁에 생선구이 한 토막을 올리려면 어떤 번거로움을 거쳐야 하는지. 정말 잘 먹었다 싶게 물 좋은 생선은 백화점급에서나 구할 수 있으니 접근성이 떨어진다. 재래시장이나 동네 마트는 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