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의 배설
1. 자식을 개처럼 패는 부모가 있다고 치자. 그냥 개처럼 팬다. 그러면서 말은 ‘다 너를 잘되라고 때린다’고 말한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밖에 대답할 수 없다는 데 금방 수긍할 수 있다. 그렇게 개처럼 패고 ‘그게 내가 오늘 회사에서 진짜 열 받는 일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상사나 부하직원을 때릴 수 없으니 가장 만만한 대상이 내 자식, 너나 맞아라’라고 말할리는 없다. 아이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맞다가 지치고 지쳐서 그냥 ‘잘못했다’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겪어본 일이라고?
2. 시도때도 없이 부하직원에게 잔소리를 해대는 상사가 있다고 치자. 이건 그냥 잔소리 기계다. 이 일에도 잔소리, 저 일에도 잔소리… 때로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는다. 사람을 정신적으로 파김치를 만들어 놓고 나서는 꼭 그렇게 말하지.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이야기다.’ 따지고 보면 그게 그렇게 밖에 대답할 수 없다는 데 금방 수긍할 수 있다. 그렇게 죽어라 잔소리 해대고 ‘그게 내가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데 마누라가 약속을 깨고 스팸을 안 구워주고 토스트를 내놔서 빡쳐서 그런거야’라고 말할리는 없다. 부하직원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는지도 모른채, 일단 잔소리나 면하기 위해서 시종일관 ‘잘못했습니다’를 읊어대겠지. 겪어 본 일이라고?
호의가 호의인지 믿을 수 없고, 정말 호의여도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며, 설사 진짜 호의라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어떤 호의는 철저하게 배설로 다가온다. 제공한 사람의 잘못일 수도, 내 잘못일 수도 있고 그냥 아무의 잘못도 아닐 수 있다. 핵심은, 호의만으로는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다. 그리고, 배설한 호의가 쌓이면 냄새도 난다는 거다.
# by bluexmas | 2014/03/26 00:49 | Life | 트랙백 | 덧글(4)
진정 나를 위한다면 나를 이해시켜야한다.
…두가지 말을 해주고 싶네요 비겁한 사람들에게…
언어폭력을 구사하는 이유가 나를 위해서라면
이건 공개적으로 내가 제대로 생각할 줄도 모르는 멍청이거나 한정치산자라는 이야길 하는건데 당신 슬하에서 자라나는 영애 영식이라면 몰라도 성인에게 할 이야기로는 무례하기 이를데 없지요
자신이 원하는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언어폭력을 행사한다면 적어도 ‘사실 이건 널 위해서 이러는거야’라는 말 대신 그 사람으로 부터 원한을 받아 안으셔야합니다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