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토르타(Torta di Spinaci)
거의 모든 레시피를 돈주고 사서 쓰는 가운데, 또한 거의 유일하게 의존하는 인터넷 레시피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때 가게도 꾸렸으나 이제 접고 취미로만 제과제빵을 하는 사람의 블로근데, 종류 다양하고 실무자의 레시피라 정확하며 경험을 바탕으로 많이 간소화시켜 따라하기도 쉽다. 따라 만들어볼 것의 줄을 세워놓은 가운데, 지난 주말에 만든 건 시금치 토르타다. 원래는 Torta di Bietola, 즉 근대 토르타지만 근대가 더 비싼데다가 요즘 시금치가 많이 나와서 대체했다. 이 레시피는 밀가루 반죽으로 전체를 싸고 덮지만 찾아보니 완전히 덮지 않는 것도, 버터를 많이 넣은 파이 반죽을 쓰는 것도 있다. 레시피를 따라 피자 반죽을 만들었는데, 물 비율이 조금 편이라 반죽이 다소 뻣뻣하고, 따라서 중력분으로 만들었음에도 늘렸을때 잘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반죽 등분을 잘못해 펴다 말고 분할한 반죽을 다시 합쳐 뭉쳤더니 더 뻣뻣해졌는데 성질이 급해 휴지시키지 않고 바로 만들어 더 얇게 펴지 못했다. 단면에서도 보이지만 반죽을 여러겹 겹쳤다고 해도 저것보다는 훨씬 얇아야 한다. 게다가 두께와 맛을 전부 감안한다면, 좀 돈이 많이 들더라도 파이 반죽을 쓰는 편이 낫겠다.
크게 보면 속을 밀가루로 싸는 원리가 만두와 다르지 않으며, 따라서 만두속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도 괜찮다. 부피와 부드러움을 주는 재료로 리코타치즈를 쓰라고 하지만 부러 구해야 하므로 코티치 치즈를 만들어 썼는데, 사실 그마저도 손이 너무 많이 가므로 그냥 두부의 물기를 꼭 짜서 으깨 써도 크게 상관없을 거라는 의미다. 한편 녹색 이파리 채소는 데쳐서 그냥 먹을 수는 없는 상태까지 물기를 꽉 짜 다지고, 치즈, 계란을 함께 섞는다. 이걸 바탕삼아 나머지는 마음대로 넣어도 큰 문제 없다. 나는 끼니로 먹으려고 감자와 양파, 고기를 갈아 볶아서 넣었는데, 두부와 시금치에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다먼 비건 메뉴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소스 없이 그냥 먹었지만 그레이비, 아이올리, 심지어 베샤멜 소스를 곁들여도 좋을듯.
# by bluexmas | 2014/02/04 14:57 | Taste | 트랙백 | 덧글(4)
그나저나 저 도마 대나무 결이 너무 잘 일어나지 않던가요. 너무 싼걸 사서 제것만 그런건지……
안녕하세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참조하신다는 블로그의 링크가 깨져서요. 혹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http://www.joepastry.c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