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생각
종종 (절대 ‘때로’가 아닌)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아니, 생각’난다’고 표현하는게 맞겠다. 생각하는 걸 스스로도 막을 수 없으니까. 오늘도 606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불쑥 생각이 났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불쑥 생각이 들었다. 어쩌란 말인가.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고, 그래서 더 괴롭다. 버스를 11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탓에 이런 일을 겪는다. 금방 버스에 몸을 실었으면, 그래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목적지에 이르는 생각만 하면 별 문제없었을 것이다. 아니, 사실은 아무런 문제도 없기는 하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나는 그 자체가, 또 그걸 막을 수 없는 현실이 싫다고 뭘 할 수 있을까? 죽어? 당연히 그럴 수 없다. 따라서 그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며 끝이다. 아니, 뒤집어 생각하자면 죽어야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텐데… 이래도, 저래도 썩 좋지 않다. 그냥 가슴만 미어질 뿐이다. 606번 버스에 함께 몸담은 이들 모두가 나와 같은 신세라고 생각해봐야 마음이 가벼워질리가 없다. 오히려 이 모든 사람들이, 아니 생명체가 같은 운명에 나처럼 시달릴 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가슴이 더 미어질 뿐이다. 아니, 무슨 이타심에 젖어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전조였을까, 병원에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 엄청난 문제는 아니되, 좋지는 않다고만 말하자. 늘 신경써왔지만 더 신경써야만 하는 상황이라고만 말하자. 여름에 책을 쓴답시고 나를 갈아댄 대가를 이렇게 치르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거기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그래서 나는 대체 무엇을 얻었나?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생각했지만 선뜻 답을 내밀 수가 없었다. 도대체가 답이 없다. 그러니 여기까지만 쓰는게 맞겠다. 답 없는 가운데 유일한 정답: 그만 써라.
# by bluexmas | 2013/11/27 00:26 | Life | 트랙백 | 덧글(6)
‘쓰시는 게 건강에 나쁘’다고 ‘안 쓰시는 게 건강에 좋다’는 보장은 없네요
도라지, 배…..그리고 좋은 공기
한방에서는 폐 기맥이 허하면 슬프고 부정적인 생각에 빠진다고 하더군요
Forget your blue christmas, i wish your merry christmas.
0.0028 정도(대략!) 더 즐겁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