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레스토랑 간단 정리
아아, 이 기계식 키보드의 촉감이라니ㅠ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일단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었던 음식 모두를 간단히 정리하겠다. 개별 포스팅은 시간이 되는대로 조금씩. 괄호 안의 ‘*’는 미슐랭 별 개수(2014년 발간 가이드 기준), 그 밖의 별은 간략한 내 평가.
1. 부숑(*) ★★★★☆
조리의 모범 답안(O), 비스트로 음식의 모범 답안(X). ‘멀쩡한 오믈렛에 트러플만 갈아 뿌리면… 60달러’
2. 주니카페 ★★★½☆
사실 이 닭을 기다리는 동안 이것저것 시켜 먹고 마셔야 제대론데… 점심을 부숑에서 먹어 그럴 수가 없었다. 닭도 좋지만 그보다 함께 나오는 샐러드, 특히 빵이 더 훌륭하다. 네명 정도 가서 시켜놓고 왁자지껄 기다리며 놀아야 제맛.
3. 셰 파니즈 ★★☆☆☆
재료는 사람 취급 받는데 사람은 재료 취급도 못 받네? ‘캘리포니아 퀴진’의 뿌리를 알기 위해서는 아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갑도 털리지만 정신도 마찬가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4. 나무 가지 ☆☆☆☆☆
외국에서 먹을 수 있는 최악의 한국음식, 아니 그냥 최악의 음식. 발로 만들어도 이것보다 나을듯.
5. 선즈 앤 도터즈(*) ★★★☆☆
Earthiness, Earthiness, Earthiness. 노마를 안 가봐서 비교는 좀 뭐한데, 그래도 ‘님 노마?’라고 물어보고 싶은 충동. 그래도 신실하기는 했다.
6. SPRQ(*) ★★★★☆
탄탄한 기본기 위에 올린 높은 완성도와 날카로운 아이디어. 하지만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공간.
7. 미션차이니즈 푸드(배달) ★★★½☆
중국음식의 기본 조리법과 맛 조합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더했다.
8. KOI PALACE ★★★½☆
사실은 여기가 최선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쉽게 찾을 수 있는 딤섬집 가운데는 최선.
9. The Restaurant at Meadowood(***) ★★★★½
‘Playfulness’를 사전에서 검색하면 부정적인 의미만 늘어놓는데 하여간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러하다. 세 시간 교통체증과 칠흑같은 허허벌판을 뚫고 지갑을 거덜낸 보람이 있는 음식.별 반 개가 빠진 건 몇몇 향신료의 반복적인 등장 및 다분히 비효율적인 공간과 동선 때문.
10. Atelier Crenn(**) ★★☆☆☆
셰프의 욕구>손님의 행복. 이 하나의 등식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나무가지 빼고 여행 최악의 음식. 식당이 왜 ‘아틀리에’를 표방하는가. 음식도 예술의 영역에 속하지만, 손님이 먹어 존재를 없애야만 완성된다. 대체 이 레스토랑이 왜 별 두 개나 받았는지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 콘셉트에 비해 조리가 떨어져 먹을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 by bluexmas | 2013/11/15 12:24 | Taste | 트랙백 | 덧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