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13일차- 주말 장터와 저녁 메뉴
주말이면 15분 거리의 포틀랜드 스테이트 유니버시티에 장이 선다. 찾아보면 요즘 표현으로 ‘부심 쩐다’는 평도 있지만 지난 주에 처음 가서 보니 물건들은 대체로 좋았다. 그에 비해 만들어 파는 음식과 커피는 별 볼일 없다. 하여간 대대적으로 장을 봤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슬로베니아 동네에서 나왔다는 소비뇽 블랑까지. 완전히 한 보따리.
굴이 정확하게 제철인지는 모르겠으나 먹기보다 껍질까는 연습을 해보고 싶어 샀다. <뉴욕의 맛, 모모푸쿠>에서 옮기기 짜증날 정도로 껍데기 까는 법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론적으로는 정확하게 알고 있으나 행동으로 옮겨보니 어려움이…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전용칼이었다. 한 번 쓰고 말거라 안 사고 나이프로 시도해더니 껍데기를 부수기만 할 뿐. 다시 동영상 한 번 찾아보고 심기일전 시도해 성공했다. 싱싱하지만 맛있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그냥 연습에 의의를.
조개도 사왔다. 역시 오늘 사온 구안찰레의 기름을 내서 볶다가 와인 약간 넣고 끓였다. 파슬리나 실란트로를 쓰려다가 남겨 버리는 게 싫어서 지난 주에 남긴 당근 이파리를 대신 다져 뿌렸다.
마지막은 포크찹과 구운 채소. 지난 주에는 못 본 판매자가 정육은 물론 각종 가공육을 가져왔는데 너무 좋아보였다. 2주 숙성시켰다는 쇠고기는 비싸서 오늘은 엄두가 안 나고, 대신 버크셔(와 그 교배종)이라는 돼지고기 한 덩어리를 진공포장이 다소 풀렸다는 이유로 깎아서 사왔다.
채소를 일단 겉만 볶아 오븐에 넣어 굽고, 포크찹은 팬에 면당 3분씩 지진 뒤 채소 위에 올려 내부 온도가 62도에 이를 때까지 익혔다.
표고버섯과 간장, 마늘과 샬럿, 버터의 팬소스를 끼얹어 마무리.
# by bluexmas | 2013/10/20 16:41 | Taste | 트랙백 | 덧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