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래옥의 김치말이, 냉면의 단가 타령
중복이라는데 삼계탕, 특히 밖에서 먹는 종류엔 더더욱 관심이 없어 그냥 우래옥 가서 김치말이를 한 그릇 먹었다. 열 번 가면 두 번 정도 먹는데, 살짝 신김치가 국물의 균형을 맞춰준다. 혹시라도 습관적으로 식초-싸구려-를 줄줄 뿌려 드시는 분이라면 차라리 이쪽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결코 양이 적지 않은 사리 아래 밥까지 깔려 있어, 원래 양 타령은 하지 않지만 정말 뿌듯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다(물론 이 또한 우리나라 음식의 전반적인 문제인 탄수화물 과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면이야 그렇고 밥은 살짝 기복이 있는데, 오늘 먹은 건 평소에 비해 조금 더 퍼진 느낌. 같은 면을 쓰는데 왜 순면 선택이 안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가장 만만한(대기업 계열사+높은 가격) 돈지랄 빙수의 신라호텔 로비가 아직 문을 안 열어서 그런가, 올해는 빙수가 유행인데도 단가 이야기를 별로 못 들었다. 대신 그 화살이 냉면으로 향하는듯, 만 원 넘는 냉면을 성토하는 매체 기사를 보았다. 이 김치말이 국수는 11,000원. 다소 독한 고춧가루와 습관적으로 넣는 조미료 및 참기름이 거슬리지만 그래도 재료 좋고 맛있으며 완성도에 기복이 없다. 게다가 “우리 음식”이기까지 하고 묵직한 사기 그릇에 담아 나온다. 서비스도 기계적이지만 거슬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음식을 11,000원에 파는게 문제라면 서울 시내 어디에도 가격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음식은 존재할 수가 없다. 11,000원이라서 나쁜 게 아니라, 나쁜 11,000원과 좋은 11,000원이 존재하며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매체가 구태의 구태를 거듭하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가 없다.
* 요즘 본점과 강남을 번갈아 가게 되어 느끼는 건데, 전반적으로 강남점이 더 낫다. 본점쪽이 조금 더 거칠다. 분위기에서 접객, 맛까지.
# by bluexmas | 2013/07/23 18:30 | Taste | 트랙백 | 덧글(7)
냉면은 평소에 즐기지 않지만 김치말이 국수는 참 맛있어 보입니다.=ㅠ=!
비공개 덧글입니다.
싸구려 파스타도 1만 이상을 받는 마당에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