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스킬렛 파스타
외출하기 참으로 즐거운 날씨였다. 또한 파스타를 과식하기에도 아주 좋은 날씨였다. 물론 그 둘은 서로 관계가 있다. 하지만 설명하기는 귀찮다. 일단 싸구려 와인을 한 병 땄다. 아껴뒀던 이탈리아 깡통토마토가 하얗게 곰팡이 꽃을 피웠으므로 과감히 버리고 국산 토마토를 썼다. 엉덩이에 십자로 칼금을 그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 껍질을 벗겼다. 더치 오븐에는 한 줌 남은 삼겹살을 채썰어 넣고 진득하게 기름을 내서 마늘을 볶고 토마토를 더해 끓였다. 토마토의 단맛과 신맛이 덜하므로 셰리 식초를 더해 마무리했다.
면은 어중간했다. 스파게티와 링귀니가 반반씩 남아 있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둘을 섞었다. 링귀니가 11분, 스파게티가 12분 걸린다. 링귀니를 적당히 삶으면 스파게티는 알덴테가 될 것이므로 10분 30초를 삶는다. 고기를 구운 스킬렛에 소스를 붓고 면을 섞어 마무리했다. 귀찮으니 팬째 먹기로 하고 치즈를 갈아 뿌렸다. 트위터에 용가리치킨과 피카츄 돈까스가 붙으면 누가 이기느냐고 트위터에 두 번 물어보았는데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슬펐다.
# by bluexmas | 2013/07/05 02:02 | Taste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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