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주- 기복 없는 프로의 솜씨

주방의 최대 덕목은 무엇일까? 기복없는 완벽함(consistent perfection)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모두들 사람이니까 컨디션이 좀 안 좋을 수도 있고, 일손이 딸릴 수도 있지만 손님 상에 오르는 음식에는 그 표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유명한 집이라 딱히 말을 붙일 필요가 없는 방배동의 중국요리집 <주>는 그런 범주 안에 들어가는 음식점이다. 위치가 애매하고 교통도 불편할 뿐더러 주차도 불편해 기껏 두 달에 한 번 정도 가는 수준이지만, 여태껏 음식의 맛에서 기복을 느낀적이 없다. 약간 싱거운 편이라 소금을 조금만 더하면 맛이 확 살아날 것 같다는 느낌은 늘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품어본 적은 없다.

튀김 요리도 종종 시켜봤지만 그보다는 볶음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해삼이 들어간 요리도 훌륭하지만 그건 50,000원이 넘으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법, 자주 시키는 요리는 궁보계정과 난자완스다.

궁보계정의 경우 다릿살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전혀 쫄깃하지 않고 부드럽게 잘 익혀 나온다. 중국어로는 명칭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영어로는 ‘velveting’이라 하는, 전분과 계란 흰자의 막을 입히는 테크닉을 쓸거라 추측한다.

한편 난자완스의 경우 두 입 정도에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완자는 튀겼는지 겉에 맛이 잘 들어 있으며, 속은 입자가 살아 있어 기분 좋은 씹는 맛이 살아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이런 요리를 시키면 대개 훌륭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는데, 그에 자극받아 시켰던 식사류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짜장면의 경우 소스 자체가 너무 맛이 없어 이후 다시 시키지 않는다. 주택가 안쪽에 자리잡고 있어 그런지 가족 동반 손님이 많고, 탕수육+식사류의 조합이 많은데 그 또한 딱히 맛있어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다른 종류의 요리를 시키는 게 나을듯. 부드럽지는 않지만 딱히 못마땅한 점도 없는 서비스도 그만하면 수준급인데, 밀폐된 공간의 한계는 조금 있다. 느긋하게 앉아서 요리를 즐길만한 여건은 엄밀히 말해 아니라는 의미.

 by bluexmas | 2013/06/21 17:06 | Tast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at 2013/06/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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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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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6/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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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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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6/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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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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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3/06/24 18:22 

중국어도 그대로입니다. 단 발음은 ‘공바오지딩’. 여기서 ‘딩丁’은 dice란 뜻입니다. 헌데 재료로 다릿살은 처음 듣네요. 안 될 리야 없겠습니다만. 보통은 가슴살을 쓰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7/02 16:01

아 그 ‘딩丁’말고 ‘velveting’에 해당하는 조리 용어 말씀이에요. 저도 궁보계정은 가슴살로 만드는 거라 알고 있는데 느낌은 다릿살이었습니다…

 Commented at 2013/07/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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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3/07/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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